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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우의 한라칼럼] 멈춤이 답이다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0. 12.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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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처럼 그리 춥지 않아도, 10여 년 전처럼 눈이 내리지 않아도 겨울은 찾아왔다. 가을을 밀어내고 찾아온 겨울이지만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시간이다. 두렵고 참으로 위태롭게 맞이하고 있다. 먼 곳 이야기로만 여겨지던 코로나19는 바로 슬그머니 곁으로 다가와 호시탐탐 우리를 넘보고 있다. 농부라고 매일 밭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 만나야 하고 때론 식사도 함께해야 하기에 이 몹쓸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도 남과 다르지 않다. 사건과 현상 뒤에 숨은 원인을 모른다면 그 불안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원인을 알면 이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 인간은 '만약에=그러면'이라는 연산방식에 크게 의존하는 유일한 동물이기에 이 원인도 추론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얼굴 없는 생산과 소비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개발이 미덕이라는 믿음을 가진 우리 인간에서 비롯됐다는 게 세계의 수많은 인류학자와 전염병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돈이 된다면 산을 허물고, 밀림의 나무를 잘라내고, 바다를 매립해 생태계를 파괴한 결과다. 물론 잘못된 연산 방식이라면 당연히 그 답은 그릇될 것이지만 나는 자본과 개발에 대한 인류의 맹신에서 비롯됐다고 단언한다. 이 불편한 진실을 우리 곁으로 끌어와 보면 쉽게 납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에 제주에 한라산을 파헤쳐 평지를 만들고, 그 흙무더기와 바위를 바다에 집어넣어 육지를 넓혀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는 큰 섬으로 만든다면 제주가 제주라고 할 수 있을까. 너무 과장된 이야기일 수 있을 것이다. 허나 현재 제주 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오름과 농경지에 비행장을 만들겠다고 하고, 한라산 중턱에 대규모 관광위락시설을 건설하겠다고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이성이라는 날카로운 칼날이 자본과 개발이라는 맹신과 탐욕 때문에 무뎌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함께 살아온 동물과 식물이 살 수 없도록 해놓고 인간만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사는 것이 미덕이라는 믿음은 이제 미신과 같은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잘못된 믿음은 단지 제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코로나19와 같은 몹쓸 전염병이 창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인류학자이자 외과 의사인 레너드 쉴레인은 이러한 미신과 같은 행위라며 자기기만 self-delusion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자기기만은 우리 인류를 멸종에 이르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제2공항이나 비자림 같은 것은 제주도민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제주에서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공무원도 제주도민이 아닌가. 그렇다면 제주의 미래를 위해 그것들을 손대지 않는 일, 그대로 놔두는 것도 제주도민들이 할 일이 아닌가.” 지난달 퇴임을 하신 강우일 천주교제주교구장께서 하신 말씀이다. 아주 간단하지만 제주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기만에 빠진 인류가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라고 여긴다. 우리 환경을 너무 많이 건들고 다치게 했다. 그들이 기력을 찾도록 그냥 내버려 둘 시간이다. 앞으로 생겨날 전염병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아지랑이가 피어나던 봄에 심은 고추와 가을에 심은 배추를 캐내 겨울 김장을 담는 농부가 또 괜한 소리를 했는가 보다. <송창우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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