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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김광렬 시집 '존재의 집'
짧은 꽃 시절 사랑만 해도 부족하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12.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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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시집 '존재의 집'을 낸 제주 김광렬 시인.

회고·성찰의 시편 속 붉은 꽃
받은 만큼 주고 싶은 게 사람

고통 모르고 어찌 꽃 피우랴

시인은 '사랑'을 이렇게 노래한다. '살과 살 뼈와 뼈 실핏줄과 실핏줄 피와 피 마음과 마음이 촛농처럼 한 덩어리로 녹아 허공 속으로 스미고 스며서, 보이지 않는 가느다랗고 단단한 통로를 따라, 참 힘겹게도 너에게 가 닿는 속 깊고 등 푸른 물줄기'라고. 누구나 사랑을 말하지만 그 사랑은 쉬이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시인에겐 그 사랑이 꽃의 모습으로, 사람의 향기로 현현한다. 제주 김광렬 시인의 신작 시집 '존재의 집'에 그려진 풍경들이다.

나이 60 중반을 넘긴 시인의 이번 시집엔 회고와 성찰의 시편들이 적지 않다. '정작 생애의 꽃 시절은 그리 길지 않다'는 시인은 '비양도 저녁 바다 빛깔'에서 '한때 이 지상에 머물고 있는 내가' '숨막할 것 같은 비양도 저녁 바다 빛깔을 볼 수 있어서 더 없이 행복하다'고 했다. 그 충만함은 사랑의 물결로 이어진다.

살아오는 동안 사랑은 도처에 있었다. '누나와 도란거리며 밥 짓던 어린 날 부엌 아궁이'('삭정이에게'), '늙은 아버지와 젊은 장애인 딸'('사랑의 지팡이'), '밀물의 바다로 나갔다가 허우적거리는 나를 살려낸 수영이'('속울음-벗 수영에게'), 여행 중 통영 시내의 '그 빵집 아가씨'('사람의 향기 2') 등 시인은 고마움이든, 미안함이든 결국 사랑이었던 사연을 불러낸다.

그 사랑의 빛깔은 짙붉은 꽃, 가슴 붉은 사람, 붉은 꽃처럼 붉게 표현되고 있다. '불길로 지은 따끈한 밥 한 끼'를 내주기 위해 온몸을 사른 삭정이처럼 '사랑을 받은 만큼 또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싶은 게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람은 고통을 모르고 꽃을 피울 수 없다. 늙은 매화 하얀 꽃이 유달리 고운 이유는 '온몸에//허물 딱지가 앉도록// 밤새 뒤척이며// 피워 냈기 때문'('반성 1')이다. 시인은 연꽃을 빌려 '진창 속에서 비로소 사람꽃이 핀다'('사람의 향기 1')고 했다. 꽃이어서 꽃이 아니다. '캄캄한 세상 발 디디고/ 서슴서슴 맑게 살아 오르는 꽃'이어서 꽃이다. 천년의시작.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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