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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택의 한라칼럼] 귤림서원 복원은 요원한 일인가?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1. 0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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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가 없었다면 제주는 유네스코 유무형 문화재로 지정되고도 남을 유적유물이 산재했던 곳이다. 무근성과 칠성대, 제주읍성과 3문인 연상루.진서루.정원루, 목관아인 상아와 이아, 운주당과 9진성.25봉수대.38연대, 남수각과 북수문의 (쌍)홍예교, 백년 넘은 귤나무들이 우거진 과원 등 우리가 4.3에 그토록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사삼 같은 비극을 예방하기 위함이기도 하듯, 잃어버린 유물유적 복원 역시 일제강점기 같은 암울한 시대를 당하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다.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조선 최초 서원인 소수서원 등 9개의 서원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면서,‘한국의 서원은 중국의 성리학이 한국 여건에 맞게 변화한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서원이 과거시험과 입신출세를 위한 도장이라면, 한국의 서원은 향현들의 학문과 정신을 계승해서 바른 심성을 닦는 인격수양의 현장이었다.

오늘날 도시화가 진행될 수록 서원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 한다. 이에 여러 지방 자치단체에서는 폐원된 서원 대부분을 복원해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제와 산업화가 그렇게 때려 부셔도 살아남는 것이 전통의 힘이고 서원의 가치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고 했던가, 서원을 만날 수 있다면 서원이 왜 좋은 지를 안다.

1682년 숙종이 예조정랑 안건지를 제주에 보내 사액(賜額)한 귤림서원에, 김정.송인수.김상헌.정온.송시열 등 5현이 모셔졌다. 하지만 서원이 당쟁의 온상지라 여긴 대원군이 1871년 내린 서원철폐령으로, 전국 650여 서원 중 47개만 살아남고, 제주의 귤림서원 등은 문을 닫아야 했다. 서원철폐령은 어찌보면 학교폐쇄령에 다름 아니다. 잘못된 일부의 제도를 보완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그러던 중 1892년 제주선비 김희정 등이 귤림서원 자리에 5현 선생을 기리는 조두석을 쌓아 춘추로 제사를 지내는 제단을 세우니, 이곳이 1971년 지방문화재 1호로 지정된 5현단이다. 1907년 제주군수 윤원구 등에 의해 귤림서원 터에 근대식 중등교육기관인 사립 의신학교가 세워지고, 해방후 이곳에서 개교한 오현중.고가 1972년 화북동으로 옮겨지면서 귤림서원 넓은 터는 민간에게 불하되니, 제주 역사문화의 요람 중 하나였던 귤림서원은 오늘날처럼 쪼그라들고 말았다.

귤림서원 터인 오현단에는 서원 안내판은 있지만 옛 모습에 대한 배치도나 복원도는 없다. 귤림서원이 복원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앞에는 공부하는 건물들이, 뒤에는 향현들을 모신 사당 등이 배치된 전학후묘(前學後廟)의 전형적인 서원의 모습일 게다. 2000년 이후 오현단 경내에 귤림서원 일부인 사당, 강당, 협문과 담장과 함께 고득종.김진용 선생을 모신 향현사가 복원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선인들의 삶을 알려는 마음을 후손에게 심어주는 일은, 설령 늦었다 하더라도 지금이 바로 적기이다. 코로나의 위기를 역사문화를 진흥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이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함이 문화를 가꾸는 지혜이고, 위기의 황량한 밭을 기회의 밭으로 경작하라는 선인들의 외침이리라. <문영택 귤림서원 이사.질토래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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