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의 목요담론] 신뢰사회

[김경미의 목요담론] 신뢰사회
  • 입력 : 2021. 01.21(목)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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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영국 레가툼 연구소(Legatum Institute)에서 세계 각국의 번영지수를 발표한다. 번영지수의 평가 지표는 경제, 기업환경, 정부, 개인의 자유, 사회적 자본, 안전과 안보, 교육, 보건, 자연환경 등이다. 2019년 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결과를 보면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로 종합순위 28위로 상위에 올라와 있다. 특히 교육 2위, 보건은 4위로 전 세계적으로 월등하다. 기업환경, 안전과 보건 등도 30위 안팎으로 비교적 상위권이라 할 수 있다. 발표할 때마다 낮았던 개인의 자유, 자연환경, 사회적 자본을 보면 2018년 70위 밖에 있었던 개인의 자유는 46위로 큰 변화를 보였으며, 자연환경은 91위로 중하위권에 머물러있다. 다만 사회적 자본은 142위로 최하위이다.

사회적 자본이란 사람들 사이의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구성원들의 공유된 제도, 규범, 네트워크, 신뢰 등 일체의 사회적 자산을 포괄해 지칭한다. 사회적 자본의 키워드는 신뢰, 협동, 소통이며, 이 중 신뢰가 사회적 자본의 핵심이다.

세계적 월간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사회적 자본, 특히 신뢰에 대한 실험 결과를 종종 발표한다. 2001년 세계 주요 도시에 50달러와 연락처가 들어 있는 지갑 200개를 뿌리고 그 중 얼마나 돌아오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200개중 116개인 58%가 회수 됐으며, 북유럽 국가들은 70% 회수율을, 이탈리아 남부 지방은 거의 돌아오지 않아 그 사회의 신뢰 수준을 그대로 보여줬다.

신뢰는 공동체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동돼야 할 사회적 자본으로 개인과 개인의 신뢰, 사회 제도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신뢰, 그에 따른 시민 참여와 협력 등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두레나 품앗이 등 전통적으로 이웃의 좋은 관계망에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협력하고, 참여하면서 공동체를 이끌어갔던 무형의 자본이 사회적 자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이 2019년 세계 167개국 중 사회적 자본이 142위로 최하위라는 것은 충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작년 11월 초에 발표한 'OECD 주요국 정부신뢰도 순위'에서도 34개국 가운데 22위를 차지했다. 이 수치를 보면 대한민국은 대단히 심각한 불신사회이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한국은 매우 신뢰가 높은 사회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진행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자기 의무적 성격이 강하며, 상대방이 지킬 것이라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그러한 신뢰가 단속과 감시라는 비용 절감과 더불어 방역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물론 코로나19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불편한 다수의 상황으로 인해 신뢰가 깨질 수 있는 우려성은 잠재해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3차 대유행은 감소추세에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신뢰를 바탕으로 위기 상황을 함께 넘기고 있음이다. 이러한 신뢰는 그냥 얻어 지는 것이 아니다. 정부와 개인이 서로 투명하고, 정의롭고, 소통하고, 협력하는 노력이 바탕이 될 때 이뤄진다. 그렇게 쌓아 온 신뢰는 결국 위기를 극복 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번영에 매우 중요한 축으로 작동된다. <김경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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