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멸종위기 구상나무 살릴 기회로 삼아야

[사설] 멸종위기 구상나무 살릴 기회로 삼아야
  • 입력 : 2021. 02.15(월) 00:00
  • 편집부 기자 hl@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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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을 말할 때 구상나무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구상나무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자생한다. 특히 제주지역에서는 한라산이 세계 최대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구상나무가 한라산을 대표하는 수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한라산 구상나무의 집단고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데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의 집단고사는 심각하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한라산 구상나무림이 15%(112㏊) 감소했다. 10년새 마라도 면적의 3.7배가 넘는 구상나무림이 사라진 셈이다. 세계유산본부가 2019년 한라산 구상나무의 지리정보화(GIS) 작업 결과 49만6775그루 중 18만630그루가 죽은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운동 시민단체인 녹색연합도 한라산 구상나무의 집단고사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일깨웠다. 2016년 4월부터 3년간 실시한 모니터링에서 드러난 것이다. 국내 최대 고산침엽수 군락지인 진달래밭 일대 구상나무림이 90% 가까이 고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도 2011년에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상태다.

그런데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토종 미생물을 활용해 멸종위기에 놓인 구상나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한라산에서 발견한 토종 균근균을 구상나무 어린나무에 접종한 결과 생존율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균근균을 구상나무 1년생 묘목에 접종한 결과 생존율이 평균 97%로 나타났다. 균근균을 접종하지 않았을 때(67%)보다 1.5배 가량 높아진 것이다. 알다시피 구상나무는 어린 단계에서 생존율이 낮아 자생지 복원이 쉽지 않았다. 이번에 발견한 토종 미생물을 이용해 멸종위기의 구상나무림을 살리는 일대 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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