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입맛대로 감염병 전문병원 만드나

[사설] 정부 입맛대로 감염병 전문병원 만드나
  • 입력 : 2021. 02.18(목) 00:00
  • 편집부 기자 hl@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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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에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 전문병원은 독립적인 감염병 병동을 운영하며 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의료기관이다. 권역 내 환자 배정과 전원 업무도 맡는다. 감염병 전문병원을 유치하면 국비를 지원받아 음압격리병동(일반 병상 30개, 중환자 병상 6개)과 음압수술실 등을 갖출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당초 계획을 뒤집으면서 제주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은 사실상 물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올해 감염병 전문병원 1곳을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를 겪은 후 2016년 용역을 통해 제주를 비롯 인천, 중앙·중부, 영남, 호남 등 5개 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17년 호남에 이어 지난해에는 중부와 영남 등 모두 3개 권역의 의료기관을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각각 지정했다. 제주와 인천 두개 권역만 남은 셈이다. 올해 예산은 권역을 특정하지 않은 채 1곳 설립에 필요한 설계비(23억원)만 반영해 두 지역간 경쟁이 예상됐다.

그런데 제주지역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에 적신호가 켜졌다. 코로나19 여파로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어서다. 질병청이 올해 네번째 감염병 전문병원 후보지역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제주와 인천 이외에 강원과 경기를 아우르는 수도권, 경북과 대구를 망라한 대구·경북 권역을 포함시키고 있다. 제주와 인천이 벌이던 경쟁에서 더 치열해진 것이다. 특히 2개 광역자치단체를 묶어서 선정한다는 새로운 계획을 내놓으면서 제주에는 불리할 수밖에 없게 됐다. 비단 제주만이 아니라 인천도 마찬가지 신세다. 용역을 거쳐 추진한 정부 계획이 이렇게 쉽게 바뀔 수 있나. 적어도 제주와 인천은 당초 계획대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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