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2공항 여론조사, 갈등의 불씨 키우나

[사설] 제2공항 여론조사, 갈등의 불씨 키우나
  • 입력 : 2021. 02.19(금) 00:00
  • 편집부 기자 hl@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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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히 우려스럽다. 여론조사를 통해 제2공항 갈등이 해소되기를 기대했는데 엇나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는 '참고용'에 머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가 그동안 밝힌 여론조사 결과를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입장은 자칫 말로만 그칠 수 있다. 제2공항 여론조사가 갈등에 종지부를 찍기보다 오히려 재점화할 수 있어 걱정된다.

정부와 제주도는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국책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제2공항 여론조사를 실시한 의미는 다른 게 아니다.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찬반 갈등을 마무리짓기 위해 추진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제주도는 제2공항의 지속 추진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 결과로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구 실장은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적으로 여론조사에만 의존할 수 없는 점까지 감안해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장이 각 중앙행정기관 의 행정을 지휘 감독 및 정책 조정 등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문제는 정부 고위인사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도의회와 여론조사를 추진한 제주도도 제2공항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대놓고 밝히고 있어서다. 원희룡 지사는 17일 모 중앙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찬반 의견이 분분한 사업이지만 제2공항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도민갈등을 풀기 위해 어렵게 성사된 여론조사를 도정의 책임자가 사실상 깔아뭉개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때문에 여론조사를 통해 수년째 지속돼온 제2공항 갈등문제를 매듭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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