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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춘옥의 하루를 시작하며] 예술은 집을 짓는 정신에 있다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입력 : 2021. 03.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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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하우스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해진 정신을 새롭게 일으켜 세울 방안을 예술의 본질에서 찾았다. 예술은 실제 생활에서 구현된다는 점을 상기한 것이다. 바우하우스 선언은 이러한 점을 명확히 표현해 살롱예술로 잃어버린 예술의 건설정신을 회복하겠다고 공표한다. 또한 미래의 새로운 구조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집을 짓다'라는 뜻의 바우하우스는 본래부터 근원이 닿아 있는 예술과 기술의 통합을 추구한다.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중심이 돼 대량생산이 이뤄졌지만 획일화된 대량생산체제로 기술의 창조성은 위축된 시절 바우하우스 학생들은 기초예술수업을 이수한 후 그것을 실제에 응용하는 기술교육을 받았다. 예술적 상상력에서 도구와 예술작품이 산출됐던 점을 복구한 일이다.

또 바우하우스는 각 예술장르의 융합을 모든 교육과정의 바탕으로 삼았다. 순수와 전문성이라는 이름으로 경계를 만든 예술계의 폐쇄성을 극복했다. 형태가 기능을 담는 것을 넘어 새로운 작용을 창출한다는 뜻을 특히 강조하는 바우하우스는 모든 형태는 기능을 보장할 뿐 아니라 성능을 높인다고 봤다. '필요하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자연의 본질로 돌아간 것이다. 그렇게 바우하우스는 상상력을 묶어버리는 현란한 장식을 제한하면서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길을 틀었다. '생명이란 불필요한 꾸밈을 제거하는 작용'이다. 예술과 기술의 통합은 그렇게 실천됐다. 형식 곧 표현이 내용이 되는 예술의 원리를 따른 것이다.

아트플랫폼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선보였던 바우하우스에 대한 '예술적 상상력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힘/오종우'의 얘기다. 책은 본질적인 예술이 기존의 경직된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가치의 질서를 이끌어내는 선구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한다.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고 호기롭게 주장하지만 정작 내부에 집단주의 성향을 깔고 다른 경향을 적대시하는 것은 결국 증오와 파괴를 낳을 뿐이다. 진짜예술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삶을 풍요롭게 한다. 최근 들어 날카롭게 불거진 제주아트플랫폼사업 역시 주장하는 예술인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예술인지 의문이 들게 한다.

훗날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여 막대한 수익을 낳지만 그 가치를 두고 관점이 다른 평가를 받는 건축물들이 있다. 프랑스혁명에 도화선이 된 베르사이유 궁전이거나,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스토리텔링만 남기고 퇴출되는 계기가 됐던 왕, 샤 자한의 무덤 타지마할, 부패한 교주의 민낯을 드러내 종교개혁의 출발점이 된 성베드로 대성당, 왕실의 권위를 세우려다 외국의 침략을 방조케 했던 경복궁 등이 그것이다. 건축물들이 당시 실정에 맞춘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민생을 위한 뉴딜사업의 일환이었다면 인류역사는 겉만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물의 표면적인 가치보다 훨씬 더 큰 진정 살아있는 미래 가치까지 포함된 '진(眞)'을 새겼을 것이다.

나랏돈을 함부로 굴리다 코로나정국에 혈세로 간신히 목숨을 이어가는 도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된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제주아트플랫폼조성사업인 재밋섬 건물 매입에 따른 논란의 경우도 그 시작부터 예술의 본질에 충실했다면 관(官)에 붙어 기생하는 뒷골목 타짜패거리들의 짓거리처럼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춘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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