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우의 한라칼럼] “평당 2만원이랍니다”

[김윤우의 한라칼럼] “평당 2만원이랍니다”
  • 입력 : 2021. 03.23(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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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주산지 대정지역 마늘 포전거래가격이 드높다. 평당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선에서 거래되던 포전거래가격이 최근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에 다다르더니 엊그제 2만원선을 돌파했다.

마을산지수집상들이 구현해내는 계산법에 따르면 포전거래가격이 평당 2만원이면 ㎏당 3500원이상을 기대해야 한다. 이는 농협계약단가 ㎏당 2500원보다 1000원이 높고 계약단가 대비 40% 상승한 수치이다. 물론 이 사례 하나로 향후 마늘산지가격을 추정하는 것은 무리일수도 있으나 산지 분위기로 볼때 ㎏당 3000원이상 시현은 떼어논 당상이다.

왜 이처럼 포전거래가격이 좋은 것일까? 우선은 마늘재배면적이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전년대비 7%가 감소했고 그 가운데 남도종 주산지인 제주(11.6%)와 전남지역(16%) 재배면적 감소가 도드라지다.

두 번째는 지난해 냉해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할것이라는 전망이다. 경북 영천을 비롯한 여러지역에서 지난겨울 한파로 냉해 증상을 보이는가 하면 또 일부지역은 생장기 가뭄현상으로 생산량 감소를 점치고 있다.

세 번째는 난지형 마늘재고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깐마늘 가격이 상승하자 저장업체 출고량이 증가했고 이에 따른 재고량이 감소하자 마늘 산지수집상 입장에선 이런 현상을 소위 ‘땡겨 먹는다’는 추세로 보며 포전거래를 서두르고 있고 작황이 양호한 포전인 경우 웃돈까지 얹어주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하나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신이 깊어져 국내산 김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 11일 중국인 남성이 알몸으로 절임배추통에 들어가거나 녹슨 굴삭기를 이용해 배추를 옮기는 등 중국산 김치 만드는 과정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소비자로부터 '중국산 김치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는것도 국내산 김치에 대한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으로 마늘포전거래 시세가 좋고 산지마늘가격 또한 높게 형성될 것이란 기대치는 분명 우리 마늘농가들에겐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게 있다. 작년 이맘때쯤만 해도 과잉생산으로 인해 애써 키워 온 마늘을 갈아 엎으며 생산비만이라도 보장하라고 울부짓던 모습들이 생생하다. 우리가 경험했듯이 마늘은 작황에 따라 가격등락폭이 심하다. 산지가격이 생각 이상으로 많이 오르는것도 반갑지 않지만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가격이 형성될때는 모든걸 포기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필자가 일찍이 주장한것처럼 마늘은 월동채소류의 균형추다. 양파, 양배추, 무 등 월동채소류의 안정적인 수급조절을 위해서는 일정면적 이상 마늘이 재배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균형추에 걸맞는 가격이 보장돼야 한다.

마침 마늘자조금제도가 어렵게 출범을 알렸다. 농가와 농협 그리고 정부가 참여하는 이 자조금제도는 자율적인 수급조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급조절은 재배면적에 따라 대응책이 나와야 하고 여기에는 산지가격까지 조절하는 것을 뜻하는 듯 하다

부디 이 자조금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통해 지속가능한 마늘재배로 마늘이 월동채소류의 균형추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김윤우 무릉외갓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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