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인의 건강&생활] 성형수술과 이물질

[김재인의 건강&생활] 성형수술과 이물질
  • 입력 : 2021. 04.07(수)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성형수술은 영어로는 'plastic surgery'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그 '플라스틱'이라는 단어와 같은 단어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플라스틱이라는 단어는 석유에서 추출되는 원료를 결합해 만든 고분자 화합물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원래 어원은 그리스어로 '주조하다(πλαστικσδ)'라는 뜻이다. 즉 '틀에 무언가를 부어서 만든다'는 뜻으로 일정한 형태를 만든다는 의미다.

일정한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다. 현대의 성형수술의 개념은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그 개념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주로 손상 또는 손실된 부위를 원래의 형태로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개념이었다. 손상된 부위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일은 손상 정도에 따라 그 난이도가 천차만별이다. 특히 손상정도가 심해서 원래 부위의 조직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원래 조직 대신 사용할 '재료'가 필요하게 된다.

성형수술에서 재료는 크게 자가(autologous)조직과 인공(artificial)조직으로 나눌 수 있다. 자가 조직은 말 그대로 환자 본인의 조직을 사용하는 것으로 피부, 연골, 뼈 그리고 피판(flap)등을 들 수 있다. 가장 안전하고 이상적인 재료지만 재료를 채취하는 부위에 새로운 손상이 생기고 또 그 양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타인의 조직이나 동물의 조직 또는 세포수준에서 배양한 조직 등을 이용하기 위해 연구가 계속 되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그 한계가 명확하다.

인공조직은 말 그대로 인공으로 만들어낸 조직이다. 대표적인 예가 실리콘 보형물, 인공 뼈 그리고 필러(filler)다. 원하는 모양대로 원하는 만큼 양을 만들어 쓸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지만, 거부반응이나 내구성, 조직의 구축(contracture) 등 여러 가지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 재료이기도 하다. 이런 한계 때문에 사람의 몸에 이식을 하는 인공 재료들은 엄청나게 방대하고 긴 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며 이러한 연구 끝에 개발됐다고 해도 각 국가의 엄청나게 까다로운 기준들을 통과해야 겨우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가 내려진다.

인공조직은 이렇게 허가가 난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사용이 중지되고 또 일정 기간 동안 사람에게 사용한 후 발생한 여러 가지 결과를 보고해야만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허가가 유지된다. 하지만 흔히 '이물질'이라고 불리는 허가받지 않은 물질들은 이러한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기 때문에 위험한 정도가 아니라 얼마나 위험한 건지 아예 자료 자체가 없다. 심지어 그 위험성이 이미 확인돼 사용이 금지된 물질들도 소위 '야매'라는 이름으로 아직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자가조직의 한계가 명확한 현재 시점에서는 성형과 이물질은 때어놓을 수 없는 사이다. 최근 들어 성형수술이나 시술에 대한 보편성과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필러나 보형물 등의 인공물질을 사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거부감이 크게 사라졌고, 또 이들 물질에 대한 안전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병의원에서 사용하는 합법적으로 허가된 물질에 국한된 이야기다. 병의원 외의 장소에서 무자격자가 시술하는 뭔지도 모르는 이물질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꼭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김재인 슬로우성형외과 원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74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