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 국민의힘 ‘자강론’ 속 가능성 봤나

원 지사, 국민의힘 ‘자강론’ 속 가능성 봤나
어제 지선 불출마 공식 표명
당내 인물난 기회될 수 있을까
  • 입력 : 2021. 04.22(목)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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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1일 내년 지방선거를 불출마하고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표명한 배경으로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서 대두하는 '자강론'이 언급되고 있다.

원 지사는 이날 제주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대권 도전 의지를 밝혔다.

'자강론'은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에 앞서 평가절하된 당 내 인재들을 키우자는 주장이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 승리 뒤 사퇴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퇴임사에서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않고 외부세력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이 수권정당·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철저한 자기혁신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당 내에서 인물을 키워야 한다는 데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자도 자강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김기현 당 대표 후보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가절하된 당 내 인재들을 제대로 평가 받도록하는 게 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자강론'은 지난 4·7 재보궐선거 승리로 더 힘을 얻고 있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초반 지지율은 미미했지만 당 후보로 선출된 뒤 지지율이 앞섰던 당 밖의 안철수 후보를 앞질러 결국 선거에서 승리했다.

'자강론'이 탄력을 받을 경우 원 지사의 대권 도전 기회의 문은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민의힘이 야권 통합에 비중을 두면서 당 내 대권주자는 원 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 정도가 거론되는 등 인물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원 지사가 이같은 여러 상황 변화를 고려해 도지사 선거 대신 대권을 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당 내 경선에서 경쟁자인 유승민 전 의원에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이 중도의 표심을 얻는 것이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만큼 원 지사는 출신지인 제주가 영호남 지역 주의에서 자유롭고, 서울·부산시장 선거 이전에 자신이 국민의힘에서 텃밭인 대구경북을 제외한 유일한 자치단체장이었다는 점 등을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당의 여론은 자강론 보다는 야권 통합에 무게 중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 관계자는 "당이 김종인 체제에서 차기 대표 선출을 준비하며 당 내 대권주자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원 지사의 경우 자신만의 경쟁력과 확장성을 입증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부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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