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저하 진단 위한 전수평가를" VS "일제고사 안돼"

"학력저하 진단 위한 전수평가를" VS "일제고사 안돼"
교육위 "기초학력미달 학생·수준 파악 차원"
교육청 "현재 기초학력진단시스템으로 충분"
  • 입력 : 2021. 06.19(토) 12:30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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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부터 김장영 교육의원, 부공남 교육위원장, 강시백 교육의원.

'코로나19발 학력 저하'가 국가 공식 통계로 확인된 가운데 객관적인 기초학력 미달 학생 및 학생 수준 파악을 위한 전수평가 실시 필요성이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제주도교육청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학업성취도 평가 관련은 법적으로 교육부장관이 정하게 돼있는데다, '학생 줄세우기' 지적이 뒤따랐던 과거 '일제고사'로의 회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18일 열린 제396회 제주도의회 제1차 정례회 교육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기초학력 진단평가 문제가 도마에 올라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교육청 집행부간 논쟁이 벌어졌다.

 우선 김장영 교육의원(제주시 중부)은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지난해 중3·고2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집해 실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언급했다. 제주에서는 중학교 3개교, 고등학교 3개교 일부 학급에서 이뤄졌는데, 지역별 평가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전년대비 주요 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하자 내년 9월부터 표집학교(급) 외 희망하는 모든 학교도 학년 초·중·말 중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2024년까지 평가 지원 대상 학년을 초3부터 고2까지 연차적으로 확대 지원하겠다는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관련해 김 의원은 "교육부가 학력 저하 문제의 심각성을 이제야 느끼고 개선했지만 내년 9월에야 가능하고, 결과는 2023년에 나온다. 그간 학습결손 책임은 누가 지느냐"면서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 파악을 위해 올해 제주에서만이라도 전수평가를 실시해볼 것을 제안했다. 객관적 시험을 통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파악하자는 것이다.

 이에 문영봉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은 법적 근거를 내세우며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단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학업성취도평가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교육부장관이 정한다고 돼있어 학업성취도평가의 전수 평가는 교육청이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일제고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현재 기초학력진단보정시스템을 통해 학교별 기초학력 미달 학생 파악 및 맞춤형 지도가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자 강시백 교육의원(서귀포시 서부)이 지금의 '일제고사'는 과거 단순 지식 암기를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고 서열화시킨 '일제고사'가 아니라며 거들었다. 단순히 똑같은 시간에 같은 내용으로 함께 보는게 일제고사라는 거다.

 하지만 문 국장은 "예전 '일제고사'논란으로 표집학교로 바꿔서 나가는 이 시점에 다시 과거로 가자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거듭 "지금은 그런 일제고사가 아니다. 표집은 통계작성을 위한 것이고, 아이들 시험 평가는 일제고사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장 내년 초6학년 대상으로 확대돼 희망하는 학교에서 자율평가가 이뤄질 예정인 학업성취도평가를 적극 활용해 먼저 도입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부공남 교육위원장(제주시 동부)도 기초학력보정시스템을 신뢰하지만 일제고사를 강조하는 이유는 부모 입장에서 자녀의 기초 학력이 전국 또는 전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몰라 불안해하지 않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임을 밝혔다.

 하지만 문 국장은 현재의 진단시스템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거듭 '일제고사' 진단 평가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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