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장]"제주 배우 선발 이중섭 뮤지컬 상설공연 기대"

[문화현장]"제주 배우 선발 이중섭 뮤지컬 상설공연 기대"
서귀포예당 공연 마친 '이중섭의 메모리' 제주 출신 3인
대구 뮤지컬 극단 맥씨어터 윤정인 대표 작곡과 공동 극본
정유라(마사코)·김재은(해녀)은 배우로 참여 고향 무대에
  • 입력 : 2021. 09.22(수) 12:5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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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이중섭의 메모리' 공연에 참여한 제주 출신 배우와 제작자. 왼쪽부터 배우 김재은, 작곡과 극본을 맡은 윤정인 대표, 배우 정유라. 사진=진선희기자

2019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특별 공연에 앞서 그는 일본으로 향했다. 화가 이중섭의 일본인 아내 마사코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마사코 여사는 이중섭 역의 배우 얼굴이 담긴 공연 포스터를 보고 연신 쓰다듬었다. 이중섭에 대한 그리움이 어느 정도인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제주 출신 윤정인 맥씨어터(MAC Theatre)대표는 이런 마음까지 더해 그해 이중섭의 삶을 그린 창작 뮤지컬을 대구에서 초연했고 이번엔 제주 무대에 올렸다. 지난 16~18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5회에 걸쳐 공연된 '이중섭의 메모리'다.

'이중섭의 메모리'는 이중섭의 영혼이면서 이중섭의 작품을 상징하는 L이 고인의 흔적을 따라 과거로 걸어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이중섭과 마사코가 처음 본 1938년 일본 도쿄 문화학원에서 1956년 이중섭이 쓸쓸히 생을 마감할 때까지 파도치는 듯 했던 세월을 담으며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줬다. 극의 전개를 따라 이중섭이 남긴 수많은 그림들이 영상으로 살아 움직였고, 시기와 장소를 달리해 등장하는 우체부는 이중섭과 마사코를 연결하는 메신저가 되었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고난의 시대에도 피난지의 극장 쇼 등 상처난 인간들을 위무했던 예술은 멈추지 않았다는 점도 드러냈다. 서귀포 시절에서는 제주 방언 대사와 해녀들의 물질 등으로 지역색을 입혔다.

이번 작품에는 이명일 연출가와 공동 대본을 쓰고 작곡을 맡은 윤정인 대표 말고도 제주를 고향으로 둔 배우들이 참여했다. 마사코를 연기한 정유라, 해녀 등으로 나온 김재은이다. 지난 17일 '이중섭의 메모리' 2회차 공연 뒤 서귀포예당에서 만난 이들은 고향에서 이뤄지는 공연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윤정인 대표는 "서귀포는 이중섭이 가장 행복했던 한때를 보낸 곳"이라며 "화가는 가고 없지만 우리 곁에 작품으로 남아 영원히 기억되는 예술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대구예술대 작곡과, 영남대학원 작곡과(석사)를 졸업한 윤 대표는 지난 20여 년 대구에서 활동하며 수십 편의 창작 뮤지컬 작곡, 음악감독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5년 서귀포예당에서 공연했던 '사랑꽃'은 DIMF 대상작으로 중국, 일본 초청 무대도 잇따랐다. 고양부 삼성(三姓), 외돌개 등 제주 소재 작품을 구상 중이라는 윤 대표는 "앞으로 제주에서 '이중섭의 메모리' 배우를 선발해 상설공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우 정유라는 극 중 마사코를 두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싫지만 이중섭을 살려야 한다는 강한 의지로 떠나 보내는 인물"이라며 "마사코에게서 강인한 어머니상을 봤다"고 했다. 계명대 연극예술학과를 졸업했고 맥씨어터의 '사랑꽃', '패션 꼬레아'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정유라는 제주에서 배우를 꿈꾸고 있는 이들을 위해 "뮤지컬 워크숍 과정과 함께 공연 관람 기회가 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우 김재은은 국제예술대 뮤지컬과에서 공부했고 앞서 제주시가 제작한 창작 뮤지컬 '만덕'에 출연했다. 김재은은 자신이 제주에서 뮤지컬 공연을 접하며 배우의 꿈을 키웠듯 "공연을 볼 기회가 늘어나면 더 친숙하게 뮤지컬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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