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의정" 구호만 요란

"도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의정" 구호만 요란
행감 앞서 도민 의견 30여건 접수 불구 의원 질의·피드백 소홀
"의견 수렴 피드백·프로세스 없다면 도민 관심 저조해질 것"
  • 입력 : 2021. 10.18(월) 16:18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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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제공.

'도민 대의기관'인 제주도의회가 행정사무감사 준비 과정에서 도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정작 정책 질의로 이어지지 않는 데다 제시된 의견에 대한 피드백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8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제399회 임시회 행정사무감사에선 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날 회의에선 도민이 제시한 의견들이 감사 과정에서 도의원들의 정책 질의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 개진된 의견에 대한 피드백 과정도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오라동)은 "행정사무감사, 도정질문 등을 앞두고 홍보비 2000여만원을 들여 도민을 상대로 정책 의견을 받고 있다"며 "(도의회) 홈페이지에 의견을 개진할 정도의 도민이면 정책 진행 과정에 대한 엄청난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수렴된 의견이 꼭 질의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며 "(도민 의견이) 전문위원실까지는 전달이 되지만, 본인의 질의가 어떻게 처리되는 지에 대한 피드백도 이뤄지지 않는 데다 명확한 프로세스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에 따른 민원도 들어오고 있음에도 (도의회는) 도민이 정식 청원 또는 민원을 접수하지 않는 한 답변을 들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며 "도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의정이라고 하는데 정작 도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으면 도민 의견은 갈수록 저조할 수밖에 없다.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기철 의회사무처장은 "도민 의견은 매년 평균 20~30건 정도 접수되고 있다"며 "제시된 도민 의견에 대한 피드백과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은 타당하다. 향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앞서 한 민원인은 지난달 도의회 홈페이지에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민의견이 처리 또는 질의되지 않은 것이 사실인 지, 올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수렴된 도민 의견의 반영 계획과 처리 결과에 대한 공개 과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등을 질의했다.

이 민원인은 "의견 접수만 한 후 그 과정과 반영사항에 대해 나몰라라 한다면, 그런 의회를 '도민을 위해 존재하는 의회'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행정사무감사 도민 의견 수렴이 요식행위에 그치는 거냐"고 말했다.

이에대해 도의회 관계자는 "도민 의견 수렴의 목적은 행정사무감사 자료로 활용하고자 접수하는 의견으로, 처리 절차가 강제되지 않으며 질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며 "처리 결과를 문서화하지 않으며, 의견에 대한 답변을 원할 경우 민원으로 접수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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