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하는 제20회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가 오는 24∼25일 제주월드컵경기장 등 서귀포 일대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 열린 제19회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 참가자들과 올레꾼, 나들이객들이 유채꽃이 활짝 핀 코스를 걷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서귀포시 제공

24~25일 이틀간 '제20회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
제주월드컵경기장 일대… 해외 걷기 마니아들도 참가
5km·10km·20km 구간 포인트마다 다양한 볼거리 가득


봄을 시샘이라도 했던 걸까? 요 며칠 옷깃을 잔뜩 여미게 했던 철늦은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살랑살랑 불어대는 바람이 한겨울에 마주쳤던 그것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바야흐로 봄이 무르익는 계절이다.

봄이 왔다고 얼굴을 내밀며 아우성인 꽃이 여럿이지만 제주의 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유채꽃이다. 3월부터 4월까지 제주 곳곳을 노랗게 물들이는 유채꽃은 꽃말이 '명랑' '쾌활'로, 생동하는 봄을 닮아있다.

이번 주말 절정의 봄으로 치닫는 서귀포시를 두 발로 걸으며 파란 바다와 검은 돌담, 노란 유채꽃이 빚어내는 풍경화를 만끽할 수 있는 걷기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 일대에서 펼쳐지는 '제20회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다. 분주한 일상은 잠시 내려놓고 자연과 벗하며 '쉼표'를 찍어보는 건 어떨까?

서귀포시와 한국체육진흥회가 공동 주최하고 (사)서귀포시관광협의회(회장 장명선)가 주관하는 유채꽃 걷기대회는 1999년 첫선을 보였다.

대회를 거듭하면서 '걷기'를 테마로 국제대회로 승격시키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대회 8회째인 2006년부터는 한국 서귀포시, 일본 후쿠오카현 구루메시(福岡 久留米市), 중국 다롄시(大連市) 등 세 도시의 민관이 '동아시아 플라워 워킹리그(East Asia Flower Walking League)'를 결성했다. 세 나라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꽃'을 주제로 국제걷기대회를 통해 아시아인들의 평화와 우정, 환경에 대한 재인식을 이야기하자는 취지에서다. 한국체육진흥회와 함께 일본에서는 일본걷기협회, 중국에선 다롄시도보협회가 함께 대회를 치르면서 국제 민간교류의 지평도 넓히고 있다.

걷기대회는 매년 3월 서귀포시의 유채꽃걷기에서 시작해 4월에는 일본 구루메시에서 철쭉꽃, 5월에는 중국 다롄시에서 아카시아꽃 걷기대회로 이어지는데 서로 초청방문을 통해 화합과 우정을 다져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드배치 추진에 따른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령으로 지난해 대회에 불참했던 중국 다롄에서도 참석하는 등 동아시아 플라워 워킹리그 3개국인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루마니아, 러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 해외에서 200여명의 걷기 마니아들이 함께 한다.

장명선 서귀포시관광협의회장은 "20년째 이어지는 대회의 역사성과 함께 한·중·일 3국의 민간 차원의 교류를 관광과 연계시켜 서귀포시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회 첫날인 24일은 주무대인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출발해 올레길 7코스 구간인 외돌개~이중섭거리를 걷는 10㎞ 코스와 외돌개~자구리공원~비석거리를 돌아 이중섭거리 인근 솔동산 문화거리에 도착하는 20㎞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걸을 수 있다. 걷기대회 출발에 앞서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개막행사에는 대회 20주년을 기념해 롯데호텔제주에서 준비한 '20m 대형 유채꽃 샐러드 꽃 빵 커팅 퍼포먼스'를 비롯해 해군악대의 축하공연과 지역 가수들의 축하무대도 선보인다.

이어 25일은 월드컵경기장을 출발점으로 혁신도시를 돌아오는 5㎞ 코스, 고근산~엉또폭포까지 걷고 돌아오는 10㎞ 코스, 서건도에서 법환포구를 거쳐 월드컵경기장으로 돌아오는 20㎞ 코스 중 하나를 골라 걸을 수 있다. 걷는 구간의 포인트마다 거리공연, 특별체험행사 등을 펼쳐 걷는 즐거움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올해 걷기대회는 월드컵경기장 일대인 신시가지에서 구시가지 일원까지 확대해 원도심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태형 한국체육진흥회 사무총장은 "2020년 아시안피아드 걷기대회를 국내에서 가장 경치좋고 걷기 좋은 서귀포시에 유치하기 위해 국제시민스포츠연맹 회장(이탈리아)과 국제시민스포츠연맹 사무총장(룩셈부르크)을 처음으로 대회에 초청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관광1번지 서귀포시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행복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자에게는 코스지도, 배번표, 기념품, 경품응모권이 지급된다. 또 당일 코스 완주자에게는 국제시민스포츠연맹(IVV)과 한국체육진흥회(KAPA)에서 공식 인증하는 완보증을 수여한다.

사전에 참가신청 접수를 놓쳤다면 행사 당일 현장에서 접수도 할 수 있다. 참가비는 1인당 1만원(단체 8000원)이다. 학생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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