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 깨나 말조심.’
예로부터 인물을 고르는 잣대로 꼽는 네 가지 덕목 중의 하나가 언(言), 바로 말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은 세치 혀가 빚어내는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표적인 사례.
특히 공직자 또는 공인들이 부적절한 표현을 남발, 구설에 휘말리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모지방경찰청장이 여경을 대상으로 교양교육을 하던중 갑자기 “여자가 똑똑하면 피곤하다” “여자들은 좀 ‘얼빵’(어리숙한 의 속어)한 맛이 있어야 돼”라는 발언을 했다가 경찰청장의 서면경고를 받는 낭패를 당한적도 있었다.
이 경우는 그래도 나은 편.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평생직장마저 잃은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김시평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은 직속 상관인 김명자 환경부장관을 빗대 말실수를 해 의원면직되는 수모를 겪었다.
김 위원장은 모간담회석상에서 “사실 우리 아키코(김장관 지칭)상은 미인” “안경 쓴 여자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등의 발언으로 화를 당했다.
이외에도 이정빈 전외교통상부 장관이 미국 국무장관 올브라이트에 대해 “안아봤더니 가슴이 탱탱하더라”며 농담이라기엔 너무짙은 말을 했다가 외교적(?) 배려로 흐지부지되긴 했지만 이 장관은 두고두고 후회될 화근을 자초했다.
요즘 도를 비롯한 4개 시·군의회가 일제히 열려 내년 예산(안)심사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당내에서 의원들간 또는 의원과 집행부 간부 공직자 사이에 오가는 말들을 보면 ‘공인(公人)으로서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의원들 알기를 멍텅구리로 아는 수작이 아니냐” “어이 거기 나리(집행부 공무원들을 지칭)들 이젠 들어오렌 허라” “이거 쪽수가 워낙 많다보니….”
기본적 자질을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