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축 결산]제주, 평화의 섬 이미지 굳혔다

[평축 결산]제주, 평화의 섬 이미지 굳혔다
  • 입력 : 2003. 10.27(월)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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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북한선수단의 제주 도착으로 시작된 민족평화축전은 민간주도 행사로는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남-북한간 교류행사이다.
 이번 평화축전으로 제주도는 그동안 다져왔던 ‘평화의 섬’ 이미지를 세계에 널리 알렸고 북한에도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상세히 보도됨으로써 북한 주민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섬으로서의 위상을 한번 더 제고하게 됐다. 4박5일동안의 민족평화축전의 운영과 의의를 짚어본다.
 △축전 운영=지난 4월부터 3차례에 걸친 실무회담과 비공식 회담 등을 통해 지난 9월, 10월24일을 최종 축전 개최일로 확정했다. 하지만 축전 개최 5일을 앞두고 북한측이 이라크 파병 등 국제정세의 변화 등을 이유로 예술단과 취주악단의 불참을 통보, 축전이 대폭 축소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따라 북측 대표단 규모는 당초 4백명에서 1백90명으로 줄어 축구와 마라톤 민속경기 등 경기선수단만이 참가, 4박5일동안 예정된 경기일정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됐지만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북한 예술단 공연과 경기장에서의 북한측의 화려한 응원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주관방송사인 MBC가 방송권 계약 취소를 통보하고 당초 6백여명이 취재신청을 한 언론쪽도 일부만이 참석했으며 일부 중앙언론은 평화축전 자체를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남측 조직위원회는 김원웅 위원장과 이연택 위원장 체제로 운영되면서 개막을 코앞에 두고 민속경기 장소가 갑자기 한림체육관으로 변경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직위 사무국은 대회 이틀전까지도 현지에 내려오지 않아 제주도지원본부와 의견조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개·폐막식이나 전야제 계획도 개최 당일까지도 오락가락하는 등 전혀 중심을 잡지 못해 조직위가 원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 국가정보원측이 극우단체의 시위를 우려, 북한 선수단과 취재단의 접촉을 차단함으로써 오히려 북한 선수들이 ‘화합의 축전에서 왜 대화를 단절시키는지 모르겠다’고 화를 내기도 했다.
 특히 국정원과 조직위는 북한 선수단 취재를 위해 취재 24시간 전까지 개별신청서를 접수하도록 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이 전혀 없었고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3시에 예정된 언론브리핑도 지켜지지 않아 그야말로 프레스센터는 기자의 쉼터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축전 의미=하지만 이러한 운영상의 미숙에도 불구하고 민간차원에서 남북이 2백명에 가까운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 체육행사를 가진 것은 한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큰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평화의 섬 지정을 전세계에 알리려는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90년대 남북장관급 회담과 국방장관 회담, 그리고 감귤보내기에 이어 남북 교류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북핵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제2차 6자회담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남북한 대규모 교류를 가진 것은 한반도 평화안정에도 한 몫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경기장에서 승패를 떠난 남북선수들의 화합하는 모습은 다시 한번 ‘뜨거운 동포애’를 확인해주는 기회가 됐다. 사회단체와 시민들로 구성된 아리랑응원단도 경기장에서 한반도기를 흔들며 북측 참가단에게 남측과 제주도민들의 동포애를 보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와함께 축전기간동안 남북한 실무진들이 개별 접촉을 통해 ‘제주도 다음에는 평양, 그 다음에는 또 남측’과 같은 방식으로 번갈아 개최하는 축전의 정례화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도 민족 화합을 유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게다가 이연택 조직위원장이 북측 김영대 단장에게 제의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일팀 구성 제안은 성사될 경우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한반도가 빠른 시일내 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는 의미를 세계적으로 공표하는 것이다.
 개막식에서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한라는 민족의 끝이 아니라 민족의 새로운 출발점임”을 선언했고 김영대 북측 단장은 “백두와 한라에서 채화된 성화는 통일로 향하는 우리 민족의 앞길을 밝게 비쳐줄 것”이라고 화답한 것처럼 평화축전을 계기로 향후 남북관계는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위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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