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사는 법](9)'119의 맥가이버' 장희철 부대장

[이 사람이 사는 법](9)'119의 맥가이버' 장희철 부대장
"내 삶은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
  • 입력 : 2009. 03.07(토) 00:00
  • 백금탁 기자 gtbaik@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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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의 맥가이버'로 통하는 장희철 119구조대 부대장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이승철기자 sclee@hallailbo.co.kr

소방차·대형농기계 수리 전문가 수준
"생명 구하는 일 가장 큰 자부심 느껴"


주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 모두가 다재다능한 '멀티 플레이어'다. 이 가운데 '119의 맥가이버'인 만능 재주꾼이 있다. 제주소방서 119구조대 장희철 부대장(43·소방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4일 제주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서 열린 소방자동차구매규격심의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근무지로 돌아온 그를 만나 '한사람이 이렇게 많은 재주를 가질 수 있을까'하는 의문점을 풀기 시작했다.

그는 소방관이면서 자동차 정비자격증에 굴삭기 운전면허까지 갖고 있다. 골목길 소방차(미니 소방차)를 제작하는데도 그의 손길이 닿았다. 또 서예와 그림 실력도 수준급이다. 학창시절 내내 미술부원으로 활동했고 그 실력은 소방서 봉사 마크를 도안하는데 그 빛을 발했다. 이 밖에도 산악용자전거 동호회 활동과 마라톤을 즐겨하는 스포츠 마니아이자 8만2500㎡를 경작하는 농부이기도 하다. 콤바인, 트랙터, 트레일러 등 대형농기계만도 8대에 이르며 이 모두를 운전하고 수리한다. 이처럼 관심 갖는 모든 분야가 전문가 수준이다.

장 부대장은 "워낙 기계 만지는 일을 좋아하고 119 봉사활동을 시작하며 필요한 자격증을 딴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대화중 "전기·전자 관련 기술자격증을 따겠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구조대원으로서의 일도 철두철미하다. 11년간 하루에 2~3건꼴로 사고현장에 긴급출동했다, 건수만 대략 8000여건에 이른다.

소방관으로서의 철학은 단순했다. 그는 "구조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 바로 나일 수 있다는 생각에 사고자를 최대한 안전하고 편안하게 구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생명을 소중히 하고, 가족처럼 주민을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가 오롯이 배어난다.

화재나 교통사고 현장이든 물속이든 태풍피해 현장이든 그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은 많다. 위협받는 사람을 생명의 길로 구출하는 소방관의 임무는 그에게 있어 가장 큰 자부심이자 보람이다.

"어릴적 집 앞에 소방서(옛 제주소방서)가 있었죠. 소방차가 달리는 것만 봐도 너무 좋아 소방관을 지원했어요. 1991년 입사해 지난 96년부터 4년간 119이동봉사대에서 근무하며 농촌에 가서 농기계를 수리했고, 소방장비가 공업사에서 정비가 안돼 자동차 정비자격증을 땄죠. 굴삭기 면허는 화재현장에서 2차 사고 위험이 있어 붕괴작업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입니다. 소방자동차구매규격심의위원 활동도 사고현장에서 장비 고장시 곧바로 수리해 현장에 투입해야 하는 이유에서죠."

그의 욕심 모든 것에는 이유가 따라 붙었다. 1분1초의 촉각을 다투고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긴박감 속에서도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장 부대장. 어쩌면 그의 욕심은 자신의 것이 아닌 사람을 위한 마음이다. 이 것이 또한 그의 삶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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