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동안 기술개발이라는 한 우물만을 파고 있는 오공수 (주)한진기업 대표. 그는 오늘도 사무실 한켠에서 또다른 기술개발에 여념이 없다. /사진=이정민기자
온풍기·소각로·칼슘비료 이어 축산분야 연구30여년째 기술개발 … 구상중 프로젝트 많아
서귀포시에서 태어나 다른지방에서 생활하다 다시 돌아와 수십년동안 기술개발이라는 '한 우물만' 파고 있는 '별난 사람'이 있다. 서귀포시 토평공업단지에서 (주)한진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오공수(65) 대표.
오 대표는 토평동 출신으로 중학교때까지 서귀포에 살다가 육지부로 건너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하고 건설회사에 취직까지 했다. 건설회사에서도 성실성 하나만으로 상사들에게 인정받던 오 대표는 1978년 제주에 내려왔다. 이때부터 오 대표의 기술개발 프로젝트가 본격시작된다.
오 대표는 당시 각광받던 바나나하우스에 꼭 필요한 온풍기를 개발, 소위 '큰 돈'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온풍기 공장에 파업사태가 일어나며 사업을 접은 오 대표는 전기 전력사업에 눈을 돌렸다. 오 대표는 "화력발전소를 배우기 위해 일본 가와사키 발전소에 가서 일을 배웠는데 우리나라에 와서 정부에 문의해보니 개인은 화력발전소를 운영할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포기했다"고 회상했다.
오 대표는 그러나 온풍기 개발과 화력발전에 대해 연구하면서 배출가스와 연소부분에 집중하게 된다. 바나나하우스에 이산화탄소가 모자라 동화작용이 잘 되지 않는 점을 착안, 이산화탄소를 공급하기 위해 화력발전을 생각하게 됐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이에 따라 그동안 연구를 바탕으로 폐타이어 등 폐기물을 이용한 쓰레기 소각로사업을 추진, 발명특허까지 획득했다. 오 대표가 1993년 소각로를 개발하기까지 들인 비용은 약 17억원. 온풍기 사업으로 번 돈을 거의 모두 쏟아부었다. 소각로는 폐기물을 완전 연소시키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오 대표는 "소각로 기술을 대기업에서 사려고 했으나 협상이 제대로 안됐고 행정기관에서도 공공쓰레기를 민간인이 처리해서 수익을 얻는 것은 안된다는 방침을 밝히는 바람에 이 역시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 쯤이면 보통사람들은 포기할만한데 오 대표는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렸다. 바로 감귤이다.
오 대표는 2004년 '칼슘 감귤'이라는 이름의 생소한 제품을 만들었다. 그것도 해발 350m 고지에서 당도 11브릭스에 달하는 감귤이었다. 칼슘 비료를 이용해 감귤의 품질을 높인 것이다. 이때 칼슘 감귤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지금도 오 대표는 칼슘 비료를 판매해 수익을 얻고 있다.
끊임없이 연구하며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오 대표는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이번엔 축산분야"라고만 귀띔한 오 대표는 "조만간 시운전에 들어갈 만큼 기술이 개발된 상태"라며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축산농가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 대표는 자신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난 외골수야. 다른 사람들은 '독불장군'이라고도 부르지. 후회는 없어. 왜냐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거든."
축산분야 말고도 2~3가지 정도 프로젝트를 구상중이고 앞으로 남은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연구할 것이라고 말하는 오 대표. 그는 오늘도 사무실 한켠에 마련해 놓은 제도판 앞에 앉아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