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9)세계유산 한라산

[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9)세계유산 한라산
한라산은 제주섬 대표하는 지질생태 공간
  • 입력 : 2009. 05.20(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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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폭발에 의해 형성된 한라산은 뭍의 여느 산과는 다른 독특한 모양을 이루고 있다. 산정호수인 백록담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사라오름과 성널오름, 서쪽으로는 윗세오름과 불래오름, 남쪽으로는 방아오름, 북쪽으로는 장구목과 삼각봉 등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오름들이 오밀조밀하게 늘어서 있다. 그리고 이 오름들 사이로 크고 작은 오름과 계곡, 수많은 용암동굴들이 해안까지 뻗어나간다. 한라산 정상에서 해발 600고지까지는 울창한 원시림이 뒤덮여 있고, 그 아래로 초원지대와 해안이 이어진다. /사진=한라일보 DB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이어 세계자연유산 등재
화산지질·자연생태계·경관가치 세계적 명소 인정
구석구석 제주인 삶 간직... 역사문화적 요소도 풍부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화산섬 제주도. 이 섬의 한 가운데 1950m의 높이로 우뚝 솟은 산이 한라산이다. 한라산은 1966년과 1970년에 각각 천연기념물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02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2007년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제주를 대표하는 지질생태 사이트로 손색이 없는 공간이다.

# 한라산의 지질유산

화산폭발에 의해 형성된 한라산은 뭍의 여느 산과는 다른 독특한 모양을 이루고 있다. 산정호수인 백록담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사라오름과 성널오름, 서쪽으로는 윗세오름과 불래오름, 남쪽으로는 방아오름, 북쪽으로는 장구목과 삼각봉 등 세계적으로 찾아보긴 힘든 오름들이 오밀조밀하게 늘어서 있다. 그리고 이 오름들 사이로 크고 작은 오름과 계곡, 수많은 용암동굴들이 해안까지 뻗어나간다. 한라산 정상에서 해발 600고지까지는 울창한 원시림이 뒤덮여 있고, 그 아래로 초원지대와 해안이 이어진다.

한라산은 제주도를 상징하는 화산일 뿐 아니라 한반도의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오염되지 않은 울창한 숲과 이국적인 식생, 맑고 투명한 대기, 수평선이 아득한 푸른 바다와 현무암질 암석이 만들어내는 짙은 암색의 바위들이 어우러져 빼어난 자연경관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제주 세계자연유산 보존 및 활용종합계획 보고서(2008)에 따르면 제주도를 상징하는 한라산은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일어난 신생대 제4기(약 200만년부터 현재까지) 화산활동을 대표하는 화산이다. 순상화산으로서의 원형이 풍화작용이나 침식작용을 크게 받지 않은 상태로 잘 보존돼 있다. 이 보고서는 정상부 백록담 분화구 주변의 암석은 수만년에서 수천년 사이에 분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한라산의 화산활동은 선사대에까지 이루어졌기 때문에 백록담 분화구 주변 지역은 아직까지도 화산지형과 암석이 신선한 상태로 간직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가치 뿐만 아니라 유산지역의 고고학적, 역사학적, 생물학적 가치를 중요시한다. 한라산의 가치는 생물다양성의 측면에서 더욱 돋보인다. 한라산에는 수많은 특산식물을 포함해 모두 2000여종의 관속식물이 자생한다. 해발고도에 따라 온대낙엽활엽수림대에서부터 한대침엽수림대까지 식물분포의 다양함을 지니고 있다.

# 자연생태계

한라산 식물의 가치는 종의 다양성이 매우 풍부한 것이 일차적인 이유이지만 제주도가 갖는 지리적 특수성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마지막 빙하 최성기(2만~1만5000년전)에 제주도와 한반도, 중국 대륙이 서로 연결됐었다는 이른바 '연륙설'이다. 연륙설은 오래전부터 지질·고생물학계를 비롯한 학계의 화두였다. 연륙 당시 동중국해와 황해는 생물과 인간의 이동이 가능한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으며, 그 당시 해안선은 제주도 동쪽에 위치해 일본과의 사이에 있었다는게 정설이다.

제주도의 식물사를 볼 때 현재 한라산의 높은 지대에 자라고 있는 암매, 시로미, 들쭉나무 등과 같은 극지고산식물들이 이러한 연륙설과 지구온난화의 증거로 제시돼 왔다. 특히 구상나무는 무려 603ha의 면적에 세계유일의 순림을 이룬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넓은 구상나무숲이 형성됐을까. 식물학자들은 빙하시대에 번성하던 전나무류가 빙하기 말엽의 따뜻한 기후조건 때문에 멸종되고 기온이 낮은 일부 고산지대의 나무들은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더욱이 한라산이 지닌 갖가지 자연자원들은 직·간접적으로 제주인들의 삶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는데, 과거의 땔감을 얻는 것에서부터 소나 말 등의 가축을 길렀던 방목이나 표고버섯 등을 생산하기 위한 경제적인 활용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 한라산과 제주인의 삶

제주 땅 어디서나 바라보이는 한라산이 제주사람들에게 각별한 의미로 다가서는 것은 한라산 자락에 살을 붙여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부터 한라산은 성소(聖所)시 되어 왔고, 수많은 전설과 도민의 애환이 봉우리와 골짜기, 나무하나 풀 한포기마다 절절이 스미어 있다.

한라산을 창조했다는 전설의 여신 설문대 할망과 백록을 타고 유유자적했던 신선들, 불국토(佛國土)의 땅을 찾아 수만리 여정을 걸었던 석가의 제자 아라한(阿羅漢)들, 진시황제가 한라산으로 사신을 보내 불사의 명약을 구해오게 했다는 전설들, 이런 모든 이야기들은 한라산에 터를 잡고 살아온 사람들이 얼마나 한라산을 소중히 생각하고 경외시 했는가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조선시대에는 정상에서 국태민안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는 한라산 산신제를 지냈고, 토속신앙에 뿌리를 둔 기도의식은 아직까지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정보습득·체험 위한 탐방객 거점공간

개관 1년동안 18만여명 찾아…한라산 새로운 탐방문화 조성


세계자연유산 뿐만 아니라 세계지질공원은 탐방객들의 정보 습득과 체험을 위한 거점공간을 요구한다. 그 공간이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이다. 탐방안내소가 최근 개관 1주년을 맞았다. 개관 1년 동안 18만 여명의 관람객이 탐방안내소를 찾아 세계자연유산과 한라산국립공원 종합홍보관 역할은 물론 탐방문화에도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어리목에 위치한 탐방안내소는 2008년 4월21일 개관 이후 하루 평균 약 510여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숲속 체험하기, 한라산 OX 퀴즈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한라산탐방안내소는 한라산에 대한 전문교육을 이수한 자연환경안내원을 상시 배치하여 전시관 안내 및 체험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한라산 체험탐방 자연해설 프로그램은 탐방객들에게 인기가 높아 지난 1년 동안 총 820회 1만4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년간 일본 후지산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들을 비롯해 경상북도 울릉군 등이 벤치마킹차 방문한 데 이어, 외국인 7000여명이 탐방안내소를 관람하는 등 세계자연유산 해외 홍보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한라산 탐방안내소는 한라산에 대한 직간접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되면서 산행위주의 탐방문화도 달라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탐방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자연자원 보전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DB

특히 한라산 탐방안내소는 산행이 어려운 노인, 장애인, 어린이와 외국인, 시간 여유가 없는 관광객들에게 한라산에 대한 직간접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되면서 산행위주의 탐방문화도 달라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탐방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자연자원 보전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한라산 탐방안내소는 연중 무료로 운영되는데, 체험탐방 프로그램 참가신청은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www.hallasan.go.kr), 전화(713-9953), 팩스(710-7859)로 사전예약(상시 운영시간은 예외)을 해야 하며, 자세한 내용은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와 전화로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한라산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이 보다 흥미롭고 즐겁게 자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음사와 성판악, 영실 등 한라산 등산 코스마다 소규모 탐방안내소를 만들어 탐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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