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신청서를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하기에 앞서 지난 16일 도청 회의실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 인증 가능성과 최종 문제점들에 대해 점검했다. /사진=강경민기자
내주 유네스코 신청 인증 주요일정 공식화 단계신청지역 제주섬 전체… 핵심 지질사이트 7개소내년 현지실사 후 세계지질공원 인증 여부 결정아·태지질공원 책임자 제주 후보지 답사 후 평가지질자원 가치·보존상태 호평 "이상적 지질공원""해설교육·가이드·홍보 등 현재 운영여부가 중요"
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인증 일정이 공식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직후 시작된 세계지질공원 인증 절차는 신청서 제출을 계기로 심사단계에 들어간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다음주 프랑스 파리 소재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한다. 세계지질공원의 경우, 매년 10월1일부터 12월1일까지 2개월간 신청서를 접수하는 일정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신청서를 제출하면 자료보완 검토와 서류심사를 거쳐 현지실사가 진행된다. 제주 실사에는 유럽과 아시아지역 지질전문가가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종 인증 여부는 2010년 가을쯤 세계지질공원 관련 의장단 회의를 통해 확정된다.
제주 세계지질공원 신청지역은 제주섬 전체(신청제목:Jeju Island Geopark)를 대상으로 하며, 주요 사이트(명소)로는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만장굴 등 세계자연유산 등재 지역과 산방산 및 용머리해안, 수월봉, 주상절리대, 서귀포층 및 천지연폭포 등 모두 7개 지역이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면 제주는 생물권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에 이어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유형유산 타이틀을 세계 최초로 모두 획득하는 이른바 '트리플크라운'의 업적을 달성하게 된다. 이 외에도 제주는 두곳의 람사르습지를 보유하고 있다. 환경부 등은 이와 관련 내년에 국가 차원의 지질공원에 대한 법제화 등을 적극 검토중이다.
# 국제 전문가 평가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평가에서 특히 강조되는 것은 지질자원의 가치와 보존상태, 그리고 지질공원 후보지들이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미래의 계획이 아니라 지질공원으로서 현재 어떤 교육과 홍보, 지질관광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관리조직은 존재하느냐가 중요하다. 올해 두차례 실시된 자체 예비평가에서 제주의 지질공원 후보지들은 이런 항목들에서 혹평을 받았으며, 제주자치도는 이에대한 후속대책을 마련해 최대한 신청서에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제주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아시아태평양세계지질공원네트워크(APGGN)의 최고 책임자인 말레이시아 출신의 이브라힘 코모(Ibrahim Komoo) 박사는 제주자치도의 초청으로 제주를 방문,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를 답사한 뒤 소감을 피력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세계지질공원네트워크(APGGN)의 최고책임자인 말레이시아 출신의 이브라힘 코모(Ibrahim Komoo) 박사는 제주자치도의 초청으로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일정으로 제주를 방문,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를 답사한 뒤 그 소감을 피력했다. 코모 박사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현지 실사 경험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지질공원네트워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모 박사는 간담회에서 세계지질공원네트워크(GGN)과 아·태세계지질공원네트워크(APGGN)의 태동 배경에 대한 설명을 비롯해 인증을 위한 전제조건, 제주의 인증 가능성과 과제들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소감을 피력했다. APGGN은 2007년 말레이시아의 지질공원인 랑카위 회의에서 네트워크 설립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으며 이듬해 세계지질공원 뷰로(사무국)에 의해 네트워크가 공식화됐다. 유럽지질공원(2000), 세계지질공원(2004)에 이은 세번째 네트워크이며 중국, 말레이시아, 이란, 호주 등 20여곳의 지질공원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 아프리카권 네트워크도 설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모 박사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지질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태, 건축, 문화, 역사적가치도 중요시한다"며 "지질공원은 관광을 통해 지역주민의 경제적 활성화에도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질공원 관리기구가 이미 구성돼 있어야 하며 이런 기구가 없으면 지질공원이 운영될 수 없다"고 충고했다.
코모 박사는 지질자원의 보전과 관련 "지질공원이 특별히 새로운 규제는 필요없으며, 이미 국립공원 등으로 지정되고 계획이 실행되고 있으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지질공원은 네트워크(망)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와관련 각국 지질공원 관리자와 학자 등에 의한 '협력'과 의견 교환 필요성 측면에서 설명했다.
그는 제주가 세계지질공원네트워크로서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격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제주는 지질유산은 자원적 가치와 보존상태, 그리고 주민들의 삶, 문화와 연계돼 가장 이상적인 지질공원"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전제조건과 많은 대책도 주문했다. 우선 전문가가 참여하는 관리조직과 함께 관광업계, 시민단체, 학계, 언론까지 포함하는 협의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주는 아직 이를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대량(단체)관광 형태의 제주관광 시스템도 지적했다. 해설과 교육, 가이드가 동행하는 관광을 주문한 것이다. 지질관광에 대한 홍보와 주민들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도 주문했다. 특히 지질공원 운영자로서의 주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런 과제들은 그동안 많은 국내외 전문가가 한결같이 지적해온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