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 동계전지훈련유치위원회 위원장이면서 현 한국여자축구연맹 고문인 오홍원씨가 성산포에서 전지훈련중인 다른지역 여자축구팀을 찾아 감귤을 전달한뒤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강경민기자
○…전지훈련팀 지역 유치 ‘선봉장’○…지소연·여민지 선수 활약 보람○…무료 전기보수 등 봉사도 솔선한영호 의원
지난 일요일(23일) 새벽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8강에서 난적 이란을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대0으로 이겼다. 온 국민이 밤잠을 설치며 대한민국을 응원할 때 '축구광'인 오홍원(66)씨도 어김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이날 오씨는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 3명과 내기를 했다. 오씨는 대한민국의 2대1 승리에 걸었다. 내기는 진 사람이 점심으로 시원하고 얼큰한 복국을 사는 것. 오씨는 친구 1명이 스코어를 정확하게 맞추는 바람에 내기에는 졌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그날 점심을 화끈하게 쏘았다. 친구들과의 점심은 복국과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메뉴'로 약간의 소주를 곁들이면서 1시간 가량 이어졌다. 점심 때 오씨는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이 경기를 지배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이 아쉬웠다"며 전문가(?) 다운 평을 했다.
오씨는 축구라면 자다가도 깨어나는 '광'이다. 특히 여자축구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오씨는 전기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은 '본업'보다는 여자축구를 우선으로 챙긴다. 오씨는 2008년부터 서귀포시 성산읍 동계전지훈련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한국여자축구연맹 고문이기도 하다.
동네 후배로 '선배 오홍원'의 여자축구에 대한 사랑을 지켜봐 왔던 한영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은 "오 위원장의 노력으로 성산읍지역은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며 그를 추천했다. 실제 성산읍지역은 오 위원장의 여자축구에 대한 사랑과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해마다 겨울이면 전국에서 10여개 팀이 훈련을 하고 있다.
성산읍지역에는 동계전지훈련유치위원회가 구성되기 이전인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42개팀 1500여명의 선수들이 다녀갔다. 오 위원장의 열정 때문이다. 올 겨울에도 오산정보고등학교 여자축구부 등 전국의 8개팀이 성산읍지역에서 동계훈련을 하며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한영호 의원
한 의원은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대들보인 지소연·여민지 선수도 오 위원장의 전지훈련팀 유치로 해마다 겨울이면 성산포에서 강도높은 훈련을 쌓아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며 "오 위원장의 성산읍지역과 여자축구에 대한 사랑은 못말릴 정도"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오 위원장은 2007년 3월 제6회 대교 눈높이 춘계한국여자축구대회연맹전과 지난해 5월 제18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를 성산읍지역에 유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읍 단위에서의 전국대회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오 위원장은 전기업을 하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어려운 가구 집 지어주기와 무료 전기보수 등의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의원와 오 위원장은 오늘(25일) 밤 숙적 일본과의 아시안컵 4강전을 함께 응원하면서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