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13)용담1동 '용담골'

[당찬 맛집을 찾아서](13)용담1동 '용담골'
전복·돼지고기·묵은지를 만났더니 기력이 쑥쑥
  • 입력 : 2011. 08.20(토)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식당 안주인 강경림씨.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는 용담골의 음식들은 강씨의 손맛에서 나온다. /사진=강경민기자

제주의 대표 수산물 전복으로 '전복삼합' 선봬
전복과 성게를 얹은 성게전복물회도 인기만점


지난 16일 오후에 찾은 제주시 용담1동 소재 향토음식점 '용담골'.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음식 삼매경에 빠진 채 간간이 팔도 사투리를 쏟아내는 관광객들의 모습에서 제주의 피서관광이 한창임을 실감하게 된다.

2006년 문을 연 용담골은 '전복 삼합'으로 소문난 집이다. 삼합이라면 으레 홍어를 떠올리게 마련이어서 전복 삼합이라는 이름부터가 영 생소하다.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음식이 아닌 오직 용담골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기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전복과 돼지고기, 묵은지를 곁들여 먹으면 맛이 그만이라는 전복 삼합은 어떤 맛일지 군침부터 먼저 돈다.

주인 부부인 김유태(55)·강경림(53)씨에게 가장 궁금한 게 전복 삼합이란 메뉴를 어떻게 선보이게 됐는가였다.

"홍어삼합에서 착안해 냈다. 입맛이 까다롭지만 음식에 관심이 많은 남편이 홍어 대신 제주의 진품인 전복을 곁들여보면 어떨까 하며 식당을 차리기 전에 개발해낸 음식이 전복 삼합이다. 맛과 영양이 만점인데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니 관광객들에게도 먹히겠다 싶었다. 전문가에게 물었더니 전복 삼합의 음식궁합도 괜찮다고 해 자신감을 얻었다." 강씨의 말이다.

▲'용담골'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전복삼합'이 푸짐하다. 전복, 돼지고기, 묵은지를 곁들여 먹으면 그만인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특히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

식당에선 부부 외에도 네 명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지만 주방에서 대부분의 음식을 직접 만들어내는 건 강씨의 몫이다. "신선한 재료에 손맛이 더해져 음식맛을 내는 것 아니겠느냐"는 그녀는 음식을 만드는 손이 바뀌면 맛도 달라질까봐 힘들지만 직접 음식을 만든다고 했다.

빠른 손놀림으로 양파, 대파, 다시마, 된장, 무를 넣어 삶은 돼지고기를 썰어내고 묵은지와 다시마를 먹기좋게 그릇에 담아내는 동안 전복을 손질하고 구워내는 일은 남편의 몫이다.

버터를 두른 뚝배기에 전복과 새송이버섯을 넣어 알맞게 구워내 먹기좋게 전복을 한 번씩 자른다. 새송이버섯을 함께 굽는 것은 버섯의 향과 즙이 어우러지며 전복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주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주방에서 재빠르게 준비된 음식들이 한 상 푸짐하게 차려졌다. 침을 꼴깍 삼키던 차에 강씨가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깻잎에다 묵은지와 다시마를 한 장씩 올리고 새우젓을 찍은 돼지고기에 전복, 된장을 찍은 마늘 한쪽을 곁들여 쌈으로 싸먹는게 가장 맛있단다.

알려준 대로 한 입 싸 입에 넣었더니 전복과 돼지고기, 묵은지의 맛이 부드럽게 어우러진 담백함이 일품이다. 은은하면서도 오묘한 맛에 입안이 절로 행복해진다. 전복 삼합을 주문하면 곁들여져 나오는 '존다니(개상어) 된장찌개'도 빼놓을 수 없다. 찌개를 보면 배고프지 않더라도 왠지 갓 지은 밥 생각이 간절해지는 법. 그럴 때면 "공기밥 추가요"를 외치면 된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손님들이 찾는다는'성게전복물회'. 도톰하게 썬 전복과 노란 성게알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용담골에선 대부분의 음식에 전복이 들어간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손님들이 찾는다는 '성게전복물회'도 마찬가지다. 채썬 양파, 깻잎, 오이, 무, 고추, 미역에 양념으로 마늘 다진것, 참기름, 식초, 고춧가루, 된장, 고추장, 설탕과 물을 넣어 잘 섞는다. 그릇에 담고 도톰하게 썬 전복과 노란 성게알을 고명처럼 맨위에 얹어내면 완성이다. 신선한 바다향이 가득 담긴 시원한 전복물회는 요즘같은 더운 여름철이면 종일 주문이 쏟아진다.

식당을 찾는 손님의 50~60%는 관광객이다. "입소문을 들어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전화로 위치를 묻고 찾아와선 식사를 하고는 제주를 떠나기 전에 '제주의 맛을 한 번 더 보겠다'며 찾아오는 이들도 꽤 많다. 그런 손님들은 다음에 제주를 방문할 적에도 잊지 않고 들르곤 한다." 강씨 부부가 손님들에게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지는 맛있는 식당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며 늘 한결같은 음식맛을 내려는 이유이리라.

두 세 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전복삼합은 3만5000원, 성게전복물회는 1인분에 1만2000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매달 둘째주 화요일은 쉰다. 식당은 미래컨벤션센터 바로 인근에 있다. 문의 752-2344.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64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