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삽시다](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 고현수 전 대표

[당당하게삽시다](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 고현수 전 대표
"중증장애인 결정·선택권 갖고 세상밖으로…"
  • 입력 : 2011. 09.07(수)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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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장애인 인권포럼 고현수 전 대표는 법과 제도의 개선을 통해 중증장애인의 인권과 권리를 찾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사진=김명선기자

'자립생활모델' 제주 첫 도입 연구
법·제도 개선 통한 인권찾기 희망

"중증장애인들이 삶에 주인의식을 되찾고 세상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올해 초 도내 중증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주도하고 있는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 대표에서 물러나 복지정책 개선에 힘을 쓰고 있는 고현수(43·지체장애3급·사진) 전 대표의 말이다.

현재 고씨는 제주자치도의회 복지안전전문위원실의 정책자문위원으로 도의원들의 예결산, 행정사무감사, 조례제개정 등의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특히 고씨는 도내에서 최초로 장애인 스스로의 자기결정·자기선택·소비자주권을 중시하는 장애인복지정책인 '자립생활모델'을 도입하고 이에 따른 발전방향을 연구하고 있다.

제주장애인운동청년회장,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기획팀장, 제주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 사무처장, 제주장애인인권포럼 대표 등을 역임했던 고씨는 삶의 목적을 잃은 채 도내 중증장애인들이 처한 비참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2006년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개설해 제주형 '자립생활모델'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고씨는 "지난 1986년 서울에 살고 있던 중증장애인 김순석씨가 서울시장에게 '도로 턱을 없애 달라'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중증장애인 현실을 고민하게 됐다"며 "일각에서는 '스티븐호킹(영국·물리학자·루게릭병 환자) 박사가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지내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만큼 국내 장애인들에게는 자기결정·선택권이 없다"고 설명했다.

고씨가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중증장애인의 이동편의 제공과 제주장애인야간학교 개교를 통한 이들의 지적능력 향상이다.

고씨는 "처음에는 중증장애인들을 집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조차 힘들었다"며 "동료상담(Peer Counseling)을 통해 우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한두명씩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작가, 영화감독, 사회복지사, 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이 많다"고 그동안의 성과를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도 '자립생활'제도가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시선이 아직도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각종 복지정책을 만들고 실천하는 공직사회도 마찬가지인데 앞으로는 법과 제도의 개선을 통해 중증장애인의 인권과 권리를 찾아 줄 수 있는 일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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