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구럼비 해안에 들어갔던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 등 주민과 활동가 14명이 연행된 것에 대해 격분한 강정주민들이 서귀포경찰서장의 사과와 연행 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저지와 평화의 섬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 제주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 및 재논의를 위한 재주지역교수협의회, 평화의섬 구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등은 19일 서귀포경찰서 앞에서 불법연행에 대해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행 당시인 18일 오후 2시 30분께 고 위원장을 비롯한 14명은 해군이 구럼비 해안에 설치된 기도장을 해체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에 항의하기 위해 구럼비 해안에 들어갔다.
이들은 해군이 공유수면인 구럼비 해안에 설치된 기도장을 불법으로 철하려 한다면서 격렬히 항의했고, 결국 해군기지 공사 관계자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경찰은 이들이 집회신고가 아닌 중덕해안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불법집회를 했고, 3회에 걸친 해산명령에도 불응함에 따라 현행범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경찰이 해군을 지원하기 위해 말도 되지 않은 혐의를 억지로 적용해 고 위원장 등 14명을 불법으로 연행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가자들은 경찰의 연행사유로 밝힌 '불법집회'에 대해 "말도 안된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경찰은 체포 사유로 불법집회를 주장했는데 경찰이 주장하는 불법집회의 근거는 현수막 뿐"이라면서 "그 자리에서 누구도 구호를 외친적이 없고, 집회라는 형태를 갖추고 있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집회법상 집회가 되기 위해서는 공동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그 자리에 있다가 체포된 사람들 상당수는 단지 구럼비 바위를 구경하러 온 사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현장에서 몇몇은 음악회 준비를 하러 왔고, 어떤 이는 시설물 불법 철거를 막으려 왔고, 심지어 법률조언을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온 교수까지 있었다"면서 "도대체 그 사람들이 무슨 공동의 목적으로 가지고 집회를 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특히 이들은 "경찰의 불법체포가 끝나자 마자 시공업체들이 시설물을 불법적으로 철거했다"며 "따라서 경찰은 처음부터 해군과 시공업체를 돕기 위해 구럼비 해안가에 들어온 사람들을 무조건 집시법 위반으로 체포키로 작정을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청장은 불법체포 등 인권유린에 대해 사과하고 관련 책임자를 처벌할 것' '도지사는 해군의 공사, 경찰의 인권유린을 중단시키고 그럴 의지가 없다면 즉각 사퇴할 것' '국회의원,도의원, 예비후보들은 실질적인 조치를 강구할 것'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