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피해·환경문제 등 제기 거센 반발 일으켜
정치권도 가세… 조기 수습 못하면 갈등 우려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탑동 앞바다 대규모 매립을 놓고 도민들은 물론 정당과 시민사회단체까지 가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탑동 매립 추진 여부에 대한 도민적 공감대가 모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탑동 앞바다 추가 매립 쟁점은=국토해양부가 지난해 7월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서 탑동 앞바다에 방파제·친수시설 조성을 위해 11만4427㎡를 매립한다고 고시했다. 하지만 이 내용이 사업성이 낮다는 조사로 인해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지자 제주자치도는 대안으로 사업성 확보를 위해 매립 면적을 32만4299㎡로 3배 가량 늘리기로 했다. 추가 매립은 당초 국토부에서 규격한 방파제 내부에서 이뤄지며 제주자치도는 여기에 숙박·상업시설과 영화관·공원·마리나 계류시설 등을 만들 계획이다.
▶뒤바뀐 주민 여론?=지난해 3월 국토부의 3차 항만계획 사전환경성검토 공람 기간 중 개최된 주민설명회에서는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이때는 11만4427㎡를 매립한다는 계획인데 당시 회의록을 보면 제주외항을 복합형 관광항으로 조성하고 경제성을 위해 매립지를 30만㎡ 이상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주민 의견이 담겨 있다. 제주상공회의소 역시 당시에는 매립면적을 30만㎡ 이상으로 확대해달라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한 바 있다. 또 계획 변경 후에도 주변 상인들은 동의하고 있다는 것이 제주자치도의 주장이다. 도는 이러한 내용을 믿고(?) 계획 변경을 추진했지만 지난 11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는 내심 기다렸던 찬성측 주민은 없고 어민들과 환경단체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진땀을 뺐다.
이렇듯 언론을 타고 반발 여론이 크게 확산되자 도의회와 정당에서도 사업 추진에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했다. 도의회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는 지난 12일 탑동매립과 관련한 업무보고 자리에서 주민들의 신뢰와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강조했고 새누리당 제주도당 또한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도민공감대 없는 대규모 탑동 추가매립은 강력히 반대한다고 경고했다.
▶도민적 공감대 이끌어내야=이러한 문제 외에도 연안 어민들의 피해보상 문제와 환경·경관 파괴 문제, 재해방지에서 상업지 확보로 본질이 흐려진 사업이라는 지적 등 숱한 난제가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도민 공감대 부족으로 귀결되는 만큼 제주자치도가 20여년 전 탑동 매립의 기억을 떠올려 사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현 시점에서 환경 문제가 개입된 만큼 이를 가볍게 여길 경우 정치적으로 번져버린 제주해군기지 건설 찬반 대립처럼 사안이 커질 수도 있다. 게다가 국토부에서도 주민 의견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만큼 반발 여론이 가라앉지 않을 경우 국토부 스스로 사업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 우근민 도지사 역시 주민과의 접촉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관계 공무원을 질책했다.
이에 제주자치도는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고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한 만큼 이 내용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도민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