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46)서귀포시 '조림명가'

[당찬 맛집을 찾아서](46)서귀포시 '조림명가'
제주갈치의 담백함이 입 안에서 살살 녹네~
  • 입력 : 2013. 03.01(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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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에서 잡은 생물갈치에 무와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낸 갈치조림. 이현숙기자

제주산 생갈치만 고집하는 '갈치조림'
활전복 얹어만든 '뚝배기' 맛도 일품

찬란한 은빛으로 빛나는 제주갈치는 어떻게 해서 먹든 밥도둑이다. 왕소금을 살살 뿌려 구워낸 갈치구이부터 쫄깃한 갈치회, 호박과 배추 넣어 끓인 갈치국, 거기에 시원하고 달달한 무와 어우러진 매콤한 갈치조림까지. 통통하게 살찐 갈치요리는 성장기 어린이서부터 기력이 떨어진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좋은 음식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서귀포시 아랑조을거리 2번가에 위치한 '조림명가'(대표 윤애정)는 갈치의 다양한 요리를 만날 수 있는 향토음식점이다. 주인장 윤씨는 안덕면 사계리에서 해물전골 전문점을 하다가 5년전 "조림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마음으로 이 곳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름만 들어도 '조림'으로 이름을 떨치겠다는 주인장 윤애정씨의 의지가 엿보이는 곳이다. 식당안에 들어서면 벽·에어컨까지 구석구석이 이 곳을 다녀간 식객들의 낙서로 가득하다. '가족을 부르는 맛 갈치조림' '00에서 왔어요' '대박 맛있어요' 등 수천여가지의 국내외 낙서는 맛있게 먹고간 흔적들이다.

지난 27일 오후 3시쯤 점심식사 시간을 피했는데도 손님들이 적지 않아 주인장과 이야기나누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요즘 최고 인기메뉴는 생물 갈치만 써서 만드는 매콤하고 부드러운 '갈치조림'과 살아있는 전복을 올려내놓는 '전복뚝배기'다.

처음에 나오는 밑반찬도 정갈하다. 무채나물, 유채나물, 김치, 곤약무침, 쌈배추, 겉절이, 미역무침에 주인장이 직접 만드는 특제양념장과 갈치속젓이 한상 가득 차려진다.

갈치에는 인산이 많아 알칼리 식품인 채소를 함께 곁들여먹으면 산 중화에 도움이 돼 균형잡힌 음식이 된다. 갈치를 무와 갖은 양념을 넣어 졸이는 갈치조림에 고추장은 전혀 쓰지 않는단다. 윤씨는 "고추장은 전혀 쓰지 않고 곱게 갈아낸 고춧가루를 쓴다. 또 냉동갈치는 절대 쓰지 않고 생물갈치가 떨어지면 아예 갈치요리를 내지 않는 것이 철칙"이라고 말한다.

밥 위에 양념장이 잘 밴 갈치살을 한점 뜯어내 입안에 넣으니 말그대로 살살 녹는다. 잘 익어 부드러운 무까지 해치우고 남은 국물은 밥에 넣어 쓱쓱 비벼먹어도 맛있다.

이 곳의 맛의 비결은 윤대표의 명함에 새겨진 내용처럼 '제주 청정바다의 맛'을 그대로 솔직하게 살린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치, 밑반찬, 속젓, 양념장 하나라도 손쉽게 사서 쓰는 것이 없다. 특히 갈치속젓은 매일 들어오는 생갈치의 아가미, 꼬리, 내장으로 만들어낸다. 이처럼 모든 것에 손이 많이 가다 보니 늘 바쁘지만 손님의 입은 즐겁다. "제가 까탈스러운 편이에요. 그래서 김치나 쌈장 하나라도 사는 것은 만족하지 못해요". 그래서 매일 직접 만든다. 이런 그의 까탈스러움 때문에 손님들의 입은 행복해지는 셈이다.

이 곳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요리를 시키면 '서비스'로 '갈치회'와 '고등어구이'가 나오기 때문이다. 제대로 먹는 방법도 있다. '갈치회'는 어린 배추잎에 회를 몇점 넣고 밑에 깔려진 양파채, 특제쌈장을 올려 먹으면 된다.

갈치요리도 맛있지만 전복뚝배기도 일품이다. 이 곳의 전복뚝배기가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점은 전복은 살아있는 것으로 뚝배기가 다 끓은 다음 올려주는 것. 때문에 냉동전복은 쓸 수도 없다. 갈치조림은 대·중·소로 나눠 3·4·5만원. 전복뚝배기는 1만2000원. 767-8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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