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55)서귀포시 호근동 '토계촌'

[당찬 맛집을 찾아서](55)서귀포시 호근동 '토계촌'
뽀~얀 삼계탕에 전복으로 활력 '두배'
  • 입력 : 2013. 07.26(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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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겐이 풍부하고 관절에 좋은 닭발육수로 만든 토계촌 전복삼계탕은 고소하고 담백하면서도 진하고 깊은 맛을 낸다.

닭발로 우려낸 육수 고소하고 담백
싱싱한 활전복으로 기운 더 샘솟아
장애인시설 등 나눔 실천에도 앞장

일년 중 가장 더운 '삼복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푹푹찌는 더위에 기력이 쇠하고 지치는 여름철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은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이열치열'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 음식인데다 인삼, 황기, 대추 등 약재가 보태져 더운 여름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더워진 바깥 온도와 몸 온도를 맞추기 위해 열기를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몸속은 차가워지는데 차가운 몸속을 다스리는 데는 뜨거운 열기가 있는 음식이 궁합에 맞다. 그래서 아무리 더워도 찬 음식보다는 뜨거운 음식을 가까이하는 것이 좋다는 게 이열치열의 원리다.

서귀포시 호근동에 위치한 삼계탕 전문점 '토계촌'(대표 현상민·한금미)은 이미 지역에서는 유명한 음식점 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은 동갑내기 부부가 12년째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전복삼계탕'은 전복을 추가해 영양가를 더욱 높였다. 뽀얗고 담백한 삼계탕 국물과 싱싱한 활전복이 전하는 바다의 맛과 어우러진다.

우선 삼계탕 육수의 맛이 아주 고소하고 담백하다. 아내 한금미(41)씨가 처음부터 고집하고 있는 '닭발육수'때문이다. 콜라겐이 풍부하고 관절에 좋은 닭발로 육수를 만들어서 고소하고 담백하면서도 진하고 깊은 맛을 낸다. 이곳에서는 맵쌀은 쓰지 않고 100% 찹쌀과 녹두로 삼계탕을 끓인다.

"어떤 곳은 밥을 미리 해놓고 있다가 삼계탕에 넣는 곳도 있지만 여기는 아예 공기밥 자체가 없어요."

사실 이곳은 10여년 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보말 삼계탕'으로 유명세를 탔다. 제주산 보말과 녹두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던 삼계탕은 지금은 안타깝게도 메뉴에서 사라졌다. 그 이유는 '보말'을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 현씨는 "보말삼계탕을 추억하는 손님들이 적지 않아요. 보말이 귀해져서 조금씩 넣다보니 오히려 진짜 맛이 나지 않게 됐고 그래서 아예 싱싱한 활전복을 넣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언젠가 다시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이들 부부는 처음부터 식당을 한 것은 아니었다. 은행을 다녔던 남편은 우연히 아내가 시작하게 된 식당이 너무 바빠지자 아예 은행을 그만두고 함께 식당업에 뛰어들었다. 유명해지면서 건물도 제법 크게 짓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아내는 여전히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처음에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 삼계탕을 하기 위해 처음에 닭 400마리를 갖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연구하고 도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닭발육수가 가장 맛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잘 된다고 게으름을 피운다면 맛이 금방 변한다는 것이 지론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깍두기, 오이무침, 양파절임, 배추김치, 멸치볶음, 풋고추 등 밑반찬도 되도록이면 직접 생산한 '로컬푸드'를 이용하려고 노력한다. 여름에는 시원한 매실차, 겨울엔 수정과를 주는데 이것도 주인장이 직접 만들어 제공한다.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다녀간 손님들 중에는 특별한 기억을 주는 이들이 많다. 유명인들과 정치인들도 그렇지만 최근에 중·일 관광객들도 적지 않다. 중국인 관광객들 중 VIP 손님들은 이곳을 자주 찾곤 한다. "제주에 별장이 있는 한 일본인 손님은 너무 바빠 주문서를 잃어버려 30분 넘게 기다려서야 삼계탕을 드셨는데 뼈만 남기고 모두 드신 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주셨어요. 일년에 한번 제주에 오시는데 꼭 이곳에 들러 음식을 드시고 갑니다."

이들이 삼계탕을 위해 신경쓰는 것은 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닭은 햇볕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한다. 미리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는 한방백숙은 통째로 된 토종닭 한 마리에 인삼 등 갖은 약재를 넣어 푹 끓인 것이다. 보양식으로선 두말할 필요가 없다. 또 다른 메뉴인 전복뚝배기는 해물과 된장의 맛을 그대로 살려준다.

부부는 나눔을 실천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용광로 같은 주방에서 비오듯 흐르는 땀을 흘리고 무거운 뚝배기 그릇으로 가녀린 팔은 성한 날이 없지만 그래도 이들은 일년에 2~3회는 장애인시설이나 요양원에 재료를 들고가 삼계탕이나 전복죽을 해주기도 한다. 또 지역노인들을 식당으로 모셔 경로잔치를 열어주기도 한다.

토계촌 삼계탕 1만2000원, 전복삼계탕 1만6000원, 한방백숙 4만5000원, 전복뚝배기 1만2000원. 문의 739-7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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