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유랑단]자전거 타고 제주 품에 한 발짝 다가서기

[한라유랑단]자전거 타고 제주 품에 한 발짝 다가서기
  • 입력 : 2013. 08.09(금)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 이제는 더 이상 얽매이긴 우리 싫어요…."

들국화 출신의 가수 최성원씨가 부른 '제주도의 푸른 밤'의 가사내용 중 일부분이다. 지금과 같이 교통편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 일주를 하는 것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로망'이었다.

춥고 강풍이 부는 겨울을 피해 여름방학이 되면 자전거를 빌려서 제주도 한바퀴 도는 기나긴 여정은 우리들에게 많은 추억거리를 남겼다. 뜨거운 여름 햇살을 뚫고 달리면서 붉게 그을린 팔다리는 자전거 여행자에게만 있는 징표와도 같았다.

힘들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도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면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모든 상념을 훌훌 버리고, 여름 푸른밤 하늘 아래 자전거 여행자끼리 모여서 노래도 부르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면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이제는 자전거가 레저활동으로 취급되면서 예전보다 많이 화려해 졌다. 첨단 소재로 제작된 수백, 수천만원의 자전거에서부터 젊은 층을 겨냥해 화려한 디자인을 뽐내는 자전거, 친환경 도시 이미지에 맞춘 전기자전거 등이 보급되면서 '자전거 여행'이라는 의미보다는 '레저활동'의 성격이 더 강해졌다.

그래도 제주도 전역을 자전거로 여행했다는 사실을 어느 누구에게 낭만이 깃든 여정이었을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특히 여름 제주의 옥빛 바다를 배경으로 시원한 해풍을 맞으면서 힘차게 페달을 밟고 나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크다.

고아영 이주여성(베트남) 시민기자는 "자전거 여행하면 으레 '힘들다'라는 단어를 연상케 하는데, 최근에는 전기자전거도 보급되면서 나름 힘들지 않게 제주를 여행할 수 있다"며 "제주도 일주가 아니더라도 자전거를 끌고 인근의 해 질 녘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제주섬의 아름다움을 진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72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