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귀포시 가파리 경로당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종합사회복지관협회(회장 이상언)가 주관한 '2013 함께 나누는 행복네트워크 찾아가는 이동복지관 혼디모영' 행사가 열렸다. 사진=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 제공
도서지역은 문화 차별·소외된 곳으로 인식돼도 이동복지관 사업 통해 문화향유 기회 제공통합복지관 운영통한 수혜자 중심 서비스 필요
○… 인간에게 행복하다는 것은 물질적 풍요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안정과 함께 문화를 향유하면서 기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문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문화 복지서비스는 소외와 차별 없는 보편적 복지환경을 조성하고 사회 갈등 해소와 통합, 사회구성 모두가 문화가 있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데, 도서지역의 경우 이러한 서비스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으면서 문화차별·소외 지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제주자치도가 도서지역 주민의 복지욕구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지난 8일 서귀포시 가파리 경로당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종합사회복지관협회(회장 이상언)가 주관한 '2013 함께 나누는 행복네트워크 찾아가는 이동복지관 혼디모영'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 주도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120여명이 참여해 민요한마당, 필리핀 전통춤, 가요공연, 전기안전점검 및 보수, 복지·의료·법률상담, 지역주민 욕구조사 등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가파도에 거주하는 인구 대부분이 노인으로 이번에 마련된 찾아가는 이동복지관 서비스는 노인들의 욕구에 맞는 맞춤형 문화 복지서비스를 기획하고 제공한 것이다.
진명환 가파리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가파도에 필요한 전기점검, 의료 서비스 등 많은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우리 마을에 정기적인 이동복지관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이동복지관 사업은 제주자치도가 도사회복지관협회와 연계해 도내 도서지역(추자도·우도·가파도·마라도·비양도 등)을 직접 방문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필요한 복지욕구 파악은 물론 지역 복지 대상자 발굴, 서비스 연계 및 방문·돌봄 등의 서비스 제공을 통해 지역주민의 복지욕구 해소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복지서비스가 일회성 행사에 머무르면서 도서지역 주민의 문화 향수를 달래주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개별단위의 행사로 진행되는 사업도 많아 연속성과 주민의 참여도가 떨어지는 사업도 있다.
도서지역 주민에게 교통의 불편뿐만 아니라 내륙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나 공간도 적어 이에 대한 박탈감이 큰 편이다.
이러한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도종합사회복지관협회에 이어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자원봉사센터(센터장 신상순)도 40여명의 자원봉사단을 구성하고 섬 속의 섬인 추자·우도·가파도 경로당을 찾아 '섬마을선생님' 재능기부 나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2013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하는 지역특성별 맞춤형 재능나눔 자원봉사 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섬마을선생님' 프로그램이 선정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문화·복지 사각지대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욕구를 총족시켜주기 위해 재능기부 등을 통한 다양한 문화사업을 기획하고 여기에다 복지서비를 접목시켜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앞서 두곳의 기관에서 실시하는 사업의 경우 수혜자 대부분이 노인들로서 지역주민 전체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수혜자 중심으로 맞춤서비스가 진행되야 하지만 도서지역에 이를 주도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없어 시설과 인력을 길러내는데 집중적인 투자가 있었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내 종합복지관과 도자원봉사센터 등은 현재도 인력부족 등으로 인해 복지서비스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을 주로 맡고 있다. 도서지역 주민들의 욕구가 반영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복지 등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이들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 복지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도내 종합복지관과 연계해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안형건 제주자치도의회 전문의원은 "제주자치도에서는 도서지역 주민들의 복지욕구를 어느 정도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찾아가는 이동복지관'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이번 가파도 지역 이동복지관 사업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된 대상자는 대부분 어르신인 것처럼 도서지역 장애인, 아동, 청소년, 다문화가족 등 여전히 서비스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서지역에 통합복지관을 설치·운영해 모든 복지서비스 대상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복지시설이나 공공시설을 활용해 이들 시설을 통해 통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명선기자 nonamewind@ihalla.com
[이렇게 생각합니다/위성곤 제주자치도의회 의원]
"도서지역에도 고른 복지서비스 제공돼야"
지난 8일, 가파도를 다녀왔다.
복지서비스 제공이 부족한 도서지역인 가파도 경로당에서 이동복지관 사업을 실시한다는 소식에 복지서비스 실태와 체감도를 직접 확인하고픈 욕심의 발로로 옮긴 발걸음이었다. 흐뭇하고 보람있는 하루였다. 복지관 종사자 및 자원봉사자 등이 가파도 지역 어르신들을 가득 메운 경로당에서 민요와 노래자랑·필리핀 전통춤 등으로 흥을 돋우었고, 어르신들도 덩실덩실 춤을 추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집집마다 전기안전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업은 제주자치도가 올해부터 도서지역인 추자도, 우도, 가파도, 마라도, 비양도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업이다.
제주자치도 역시 도서지역이 평소 복지서비스가 제공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으로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지역은 장애인·아동·여성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상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서비스 제공이 안되고 있는 현실은 개선되어야 할 사항임에 틀림없는 일이다.
최근의 사회복지 특징 중 하나는 사회복지시설의 확대다. 지난 해 말 기준, 도내 사회복지시설(보육시설 제외)은 250개소이다. 노인·장애인·아동 등 대상자 증가와 대상의 세분화, 그리고 새로운 복지서비스 등으로 사회복지시설은 매년 새롭게 설치되고 있다. 복지서비스는 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서지역은 예외이다. 도내 가장 큰 유인도인 추자도는 경로당을 제외한 요양원과 청소년문화의 집이 각각 1개소에 불과하며 우도지역 역시 소규모요양원과 지역아동센터 각각 1개소가 전부다. 가파도 지역은 다른 복지시설은 없고 경로당 1개 뿐이다. 200여명이 넘는 주민이 살고 있는 가파도 주민들에게 아무리 국가차원의 복지 확대가 이뤄진다고 해도 결국 남의 얘기란 뜻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1년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해 사회복지시설 통합 설치·운영을 가능토록 하고 있다. 두 개 이상의 시설을 통합 운영하거나 하나의 시설에서 둘 이상의 복지사업을 통합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인력과 예산 운영 등 효율성의 문제로 이들 도서지역에 모든 복지대상자를 위한 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현실에서 이러한 통합복지서비스 제공은 그 대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존의 복지시설에 다른 복지기능을 추가하거나 마을회관 등에 복지기능을 부여하는 방안, 또는 보건지소 등 공공기관에 노인·장애인·아동, 청소년 등 복지기능을 탑재하는 방안도 가능하지 않을까?.
평등이 복지의 기본이념 중 하나임을 생각한다면, 도서지역 주민들에게도 고른 복지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 방안 중 하나가 통합복지서비스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