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둘레길 걸으며 가을정취 만끽"

"한라산 둘레길 걸으며 가을정취 만끽"
한국등산트래킹지원센터, 다문화 가족과 트래킹 나서
  • 입력 : 2013. 09.03(화)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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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어디든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류시화의 '나무'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제15호 태풍 콩레이가 지나가고 한라산 둘레길의 완연한 가을의 기운을 보여주고 있었다. 녹음이 짙을대로 짙은 잎들은 햇빛을 맞아 시의 내용처럼 은빛으로 반짝이고 있었고, 마음껏 저의품을 열어 트래킹에 나선 이들을 반겨주고 있었다.

지난 여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폭염을 이겨낸 나무들은 우리 인간에게 많은 것을 선물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지난 주말 한국등산트래킹지원센터와 서귀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한라산 둘레길 1코스에서 뜻깊은 행사를 가졌다. 한라산 둘레길 1코스 서귀포시 무오법정사에서 돈내코계곡까지 14.2km의 구간으로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성지였던 무오법정사와 4·3의 아픔을 간직한 주둔소, 화전민 터, 표고재배장 등과 동백·편백나무 군락지, 법정이오름, 어점이오름, 시오름, 미악산, 강정천, 악근천 등이 포함된 곳이다.

한국등산트래킹지원센터는 올해 4번째로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의 화합을 도모하기 해설과 체험이 있는 트래킹 행사를 개최했다. 둘레길 1코스에 도착한 다문화가족들은 주변의 폐목을 활용한 공예품 제작 체험과 거울을 이용한 뱀의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보기, 숲에 사는 동식물 이야기 등 다양한 해설과 체험을 하고 트래킹에 나섰다. <사진>

트래킹에 나선 다문화가족은 숲이 뿜어 내는 좋은 기운을 만끽하면서 중간중간 계곡의 돌 위에 앉아 한라산 백록담에서부터 내려온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했다.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쩐티탄옌(22)씨는 "서귀포시에 살면서도 가까운 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있는지 몰랐다. 가을 단풍이 물들어가는 둘레길의 모습을 상상하면 꼭 다시 이 길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명선기자· 원미나 이주여성(베트남)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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