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하수관거 공사 이래서야

[현장 리포트]하수관거 공사 이래서야
구도심 오수·우수 분리 실효성 의문
  • 입력 : 2014. 08.11(월)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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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관거 공사가 구도심의 경우 오수와 우수의 분리 배출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그동안 분리배출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명선기자

분리배출 제대로 확인 않고 공사 진행 의혹
연막시험 형식적 … 처리비용 증가 등 문제

제주특별자치도는 자연환경 보호와 각종 오수처리로 인한 주민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하수관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진행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으나 당국은 문제해결과 대안제시보다 현상을 덮어버리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오수와 우수 분리배출 안되는 하수관거 공사=하수관거 공사는 기존 개인·공동주택에서 한꺼번에 나오던 오수와 우수를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진됐다. 1조 2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1994년부터 시작해 오는 2020년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우수는 바다로, 오수는 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정화작업 후 바다로 배출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제주시 구도심의 경우 오수와 우수의 분리 배출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그동안 분리배출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구도심 주택 상당수가 신축 당시부터 건물내부에 오수와 우수가 함께 배출되도록 설계되어 있고 주택 밀집도가 높아 하수관거 공사과정에서 별도의 우수관 배출공사를 벌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사 관계자들은 "오래된 개인·소규모 공동주택은 설계 도면이 없는 상황이라 오수와 우수를 분리하는 막대한 공사비를 어느 건물주가 부담하겠느냐"며 "어쩔 수 없이 오수관로에 연결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국에선 하수관거 공사 전후 우·오수 관로가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판단하는 연막시험을 100%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사 관계자들의 말은 달랐다. 공사구간 내 몇 곳에 대해서만 실시한다고 밝혀 결과의 신뢰도를 의심하게 했다.

실제 2012년 제주시내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자 일도동 소재 공동주택 주변으로 하수가 역류하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문제가 있는 공동주택(5~6곳)을 대상으로 연막시험을 실시한 결과 하나같이 오수와 우수가 분리되지 않은 채 공사를 마무리 됐다.

▶하수처리 비용부담 논란 어떻게 잠재우나=주택에서 발생하는 우수가 오수관을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지면서 처리비용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제주자치도가 하수관거 사업을 신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일부 구간에 임대형민자사업(BTL)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추가 비용을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그동안 주택 등을 신축하면서 정화조 매설공간의 확보와 처리시 발생하는 악취 등의 문제로 오수와 우수를 배출 분리하는 하수관거 공사를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수처리 비용 증가와 더불어 자신들이 거주하는 건물에서 오수와 우수가 함께 오수관로로 배출되고 있다는 기본적인 정보도 제공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와관련 민자사업 구간의 전체 주택(6000여곳)에 대해 연막시험 등을 통한 오수·우수 분리배출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결과에 따라 하수관거 공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공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부 문제를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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