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원 요구설' 놓고 진흙탕 싸움

'20억원 요구설' 놓고 진흙탕 싸움
박 부지사, "의장이 먼저 제안…노력했지만 부결"
구 의장 "20억 요구한 적 없다…법적대응도 검토"
  • 입력 : 2014. 12.23(화)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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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자치도의회가 내년도 예산안 올해내 처리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하지만 감정싸움이 격화되면서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

박정하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는 23일 속개된 제325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회의에서 제주도의회 20억원 요구설과 관련, "구성지 의장이 20억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박 부지사는 김희현 의원이 "누가 20억원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 9월초순 구성지 의장에게 들었고 이후 10월 중순까지 의원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결과 도출에 노력했지만 부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 부지사는 김 의원이 "의회가 공식적으로 협의를 한 적이 없었다"고 밝히자 "도정의 정무를 책임지는 정무부지사고 의장님은 의회를 대표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저로서는 공식적인 제안이라고 이해했고 그 와중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의 압박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성지 의장은 이날 오후 의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억원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박 부지사를 상대로 한) 법적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 의장은 이어 "도지사가 약속한 공약사업비 10억원은 별도로 해서 (예산을)이야기해야 하는데 제주도가 일단락된 공약사업비까지 포함해 20억설을 퍼트렸다"며 불쾌한 감정을 표출했다.

구 의장은 아울러 "내년 예산안 처리는 이번 감정싸움과 별도로 해서 처리해 나겠다"며 "새해 예산이 준예산으로 가는 일이 없도록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구 의장은 이와 함께 "의장이 도의원들을 대표로 해서 설령 500억원을 요구한다고 해도 이것이 잘못된 일이냐. 의장으로서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밝혔다.



*20억원 요구설 실체와 전개 과정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6월 원희룡 당시 도지사 당선인과 가진 연찬회에서 도의원들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공약사업비 10억원 배정을 제안했다.

 이는 제주자치도에서 도지사 공약사업비는 편성하고 있으나 도의원들이 출마하면서 제시한 공약사업을 이행하기 위한 사업비는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의원들의 요구에 원희룡 당선인은 " 흔쾌히 수용하겠다"고 답변했다. 공약사업비는 여야의원 구분없이 배정해 주기로 했다.

 이어 내년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제주자치도의회 구성지 의장은 동료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현재 관행적으로 배정해주고 있는 의원사업비 3억3000만원에다 6억7000원을 추가해 줄 것을 제주도에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를 한 것은 연간 10억원 정도는 돼야 의원들이 가장 기초적인 지역민원들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제주자치도는 의원사업비 3억3000만원에다 1억7000만원을 추가해 5억원을 편성해 주겠다고 답변했다. 제주도는 1억7000만원 이상 증액 편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제주자치도와 도의회가 의원사업비 폭을 놓고 협의를 벌였지만 합의도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 9월 24일 의원사업비 문제는 모두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회는 내년도 제주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지역 숙원· 민원사업 등을 해결하기 위해 집행부가 편성한 일부 사업 예산을 삭감해 다른 사업예산으로 증액, 편성했고 제주자치도는 이와 같은 예산안에 대해 부동의 의사를 밝혔다.

 이후 원 지사는 내년 예산안 처리가 부결되자 이러한 전후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최근 모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도의원들이 내년 예산에 (1인당) 20억원을 요구했다"고 언급하면서 제주도의회는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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