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나절짜리 투어에 수익은 면세점이…

[사설]반나절짜리 투어에 수익은 면세점이…
  • 입력 : 2015. 03.02(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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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관광객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지적은 진작부터 제기돼왔다. 실제로 크루즈 관광객 소비액 대부분은 도내 면세점 수익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제주도가 2013년 크루즈 기항으로 인한 지역경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 2015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 이중 항만수입이 7억여 원, 대리점이용료 등 직접적인 민간수입은 12억여 원에 그쳤다. 나머지 크루즈 관광객 소비액 1990억 원은 대부분 도내 면세점 수익으로 지출되는 구조였다. 크루즈 선식으로 공급되는 제주의 1차 상품도 약 2억여 원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 즉, 새발의 피다. 이에 반해 크루즈 관광객들로 인해 제주시내 모 면세점 매출은 지난 2012년 2000억 원에서 올해는 6000억 원 이상으로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러니 도민들이 관광객 1200만 명 시대를 맞아서도 체감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크루즈 관광객의 짧은 체류시간을 들 수 있다. 지난해에도 크루즈 관광객 60만여 명이 찾았지만 평균 체류시간은 4~5시간에 그쳤다. '반나절짜리 번개투어'인 셈이다. 짧은 체류시간 탓에 관광객들은 면세점 위주로 방문하고 있다. 이 같은 관광패턴이 이어진다면 현재처럼 면세점 독식 구조는 개선되기가 힘들다.

제주도가 크루즈 관광객 체류시간을 10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크루즈선사에 지역상권 경유 관광프로그램 확대를 요청키로 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하지만 무조건 요청만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크루즈 관광은 항로개발과 모객 등이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이다. 거시적인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전문성을 갖춘 전담조직을 꾸릴 필요가 있다. 면세점업계를 대상으로도 지역상권과 상생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제주는 2016년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시대에 이어 2020년에는 경제파급효과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도 올해 업무보고에서 크루즈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한 만큼 제주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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