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빠지다] '쓰리몽키즈' 최선·영성 남매

[제주愛빠지다] '쓰리몽키즈' 최선·영성 남매
중산간 마을주민 휴식처로 안착
제주 유일의 스페인식당 운영
마을회의 친목도모 곧잘 이용
  • 입력 : 2015. 12.25(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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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영성 남매는 남다른 영업 전략으로 제주 유일의 스페인식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마을주민들과 어우러지고 있다. 강경민기자

레스토랑에는 원탁과 사각형을 포함해 모두 13개의 테이블이 있다. 50여명 이상의 손님을 한번에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공간도 넉넉하다. 그러나 그들은 한번에 5개 테이블 이상의 손님을 받지 않는다. 주말에는 30분씩 시간차를 두고 예약을 받는다. 서비스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선·영성 남매의 영업 전략은 그렇게 남다르다.

남매는 지난 2011년 초 제주도에 정착해 제주 유일의 스패니쉬 레스토랑인 '쓰리몽키즈'를 열었다. 누나 최선씨가 대표 격이면서 서빙을 맡고 있으며, 동생 최영성씨는 셰프인 셈이다. 서울시민이었던 누나는 떡카페도 해보고 다른 음식점도 운영해봤다. "삼성동에서 떡카페를 1년 정도 하다가 힘들어서 그만두고 제주 이주를 결정했죠. 아파트를 처분하고 조천읍 와흘리에 있는 땅을 구입해 식당을 운영하게 됐죠."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동생 최영성씨도 누나의 생각에 찬성했다. 동생은 누나의 권유에 따라 대전에 있는 쓰리몽키즈 본점에 들어가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다행히 요리가 적성에 맞았다. 그리고 제주 유일의 스패니쉬 레스토랑의 요리를 책임진 셰프로 성장했다. 동생의 요리 철학은 유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확고하다. "주말에 예약제로 운영하는 건 신선한 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이에요. 샐러드나 치즈도 당일 판매할 만큼만 만들어요."

남매는 제주산 수산물과 채소를 이용하지만 향신료와 오징어먹물, 올리브오일 등의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1년에 한번씩 스페인에 직접 다녀온다. 한국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함유량이 다르기 때문에 굳이 수고하는 것이다. 제주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하몽'과 바르셀로나 생맥주도 직접 수입해온다. 스페인식 소시지인 '초리조'와 순백색의 부드러운 맛으로 여성들에게 인기인 '리코타치즈', 순한 와인 맛의 '상그리아'까지 직접 만들어 내놓고 있다.

"우리 레스토랑의 운영 원칙은 음식 갖고 장난치지 말자는 거에요. 그래서 중산간 오지(?)에 있는 레스토랑인데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단골이 많답니다." 인근 마을주민들은 마을회의 겸 친목 도모의 장소로 이곳을 곧잘 이용하고, 동네 어르신들은 마실 다니듯 불쑥 찾아들어 생맥주 한잔을 청한다. 그리고 인근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남매에게 상추와 샐러리 같은 야채를 맘껏 뜯어가라고 한다. 이곳을 다녀간 손님들은 분명 식당인데 먹고 휴식까지 취할 수 있는 곳이라고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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