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민선 6기 출범 2주년] 제주속 중국 열풍 빛과 그늘 <10> 유학생 유치 '빛 좋은 개살구'

[특별기획민선 6기 출범 2주년] 제주속 중국 열풍 빛과 그늘 <10> 유학생 유치 '빛 좋은 개살구'
대학 점수 올리려 유치… 글로벌화 무색
  • 입력 : 2016. 06.27(월) 00:00
  • 강경태 기자 ktk280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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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평가 고득점 받아 대학재정 확대 목적
정원외 선발로 추가 등록금 수입 편법 이용도
제도 악용 불법체류 가능성 있지만 검증 뒷전


지난 5월말 도내 한 대학은 기숙사의 수용인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중국인 유학생을 유치했다. 이 대학은 불법개조한 강의실에 임시거처를 마련해 유학생들이 생활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이처럼 도내 대학들이 국제화 지표 향상과 열악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유학생 유치에만 몰두하면서 그 피해는 해당 유학생 뿐 아니라 국내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학재정 확대 위해 사활 건 유치=대학들이 유학생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이유는 국제화 지표의 고득점과 재정 확대를 위해서다. 교육부가 대학의 '국제화'를 점수로 매겨 각종 국책사업 평가에서 중요한 지표로 사용, 1점차로 등급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재정지원이 필요한 도내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

또 교육부에 의해 입학정원이 통제되는 국내학생과 달리 외국인 유학생은 정원 외로 선발이 가능하다. 때문에 대학들은 우수한 유학생을 모집하기 보다는 추가적인 등록금 수입을 이유로 유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유학생 열 명 중 여덟 명 중국인=도내 유학생은 2013년 889명, 2014년 954명, 2015년 1108명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13년 754명, 2014년 806명, 2015년 920명 등이 중국 국적이다. 전체 유학생 가운데 83%가 중국 학생으로 특히 올해 제주지역 중국인 유학생수는 1194명으로 1000명대를 돌파했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별로 중국 내 20~30여개의 대학, 직업고등학교, 유학기관 등과 협약을 맺고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북경대, 칭화대 등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한 고등학생들이 해외 대학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이들을 주로 유치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겉으로는 '글로벌화'라고 하지만 사실상 중국에 편중돼 있어 대학의 국제적 역량이 강화될 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수업의 질·학생 이탈 문제도 발생=외국인 학생이 도내 대학에 입학할 경우 한국어능력시험 (TOPIK) 3급 이상의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일상적인 대화만 가능한 수준이어서 유학생들은 "전문용어를 이해할 수 없어 전공수업을 따라가기 벅차다"고 말한다. 또 조별활동은 한국학생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기피대상이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국내 학생과 교수들도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 A대학교수는 "강의시 국내학생과 유학생간의 교육수준을 맞추기가 난감하다"며 "유학생들에게 개념과 용어를 이해했는지 물어보면 무조건 '이해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모 대학의 경우 국내학생과 달리 유학생에게 '절대평가'를 적용해 '역차별'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유학생 늘리기에만 혈안이 돼 검증은 뒷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중국인 학생들이 수업에 나오지 않는 등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면접을 통해 정말 유학을 원하는 지, 불법 체류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살펴봐야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소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채해원·강경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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