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국제영화제가 주목했던 두 작품

[주말영화세상]국제영화제가 주목했던 두 작품
  • 입력 : 2016. 10.14(금) 00:00
  • 손정경 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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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작으로 선택했던 영화 '춘몽'이 13일 개봉했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주목받았던 영화 '우주의 크리스마스'도 같은 날 개봉했다. 세 연기파 감독과 신예 한예리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영화 '춘몽', 같은 운명을 공유하는 '우주'란 이름을 가진 세 여인의 이야기 '우주의 크리스마스'. 국내 대표 영화제에서 이미 인정받은 만큼 관객들의 큰 기대를 받는 이 두 작품을 소개한다.

▶춘몽=제목처럼 영화는 한동네에 사는 세 남자와 한 여자의 봄날의 꿈같은 나른한 일상을 쫓는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춘몽’.

한물간 건달 익준(양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한 채 공장에서 쫓겨난 탈북자 정범(박정범), 어리버리한 건물주 종빈(윤종빈), 아픈 아버지를 수발하며 술집을 꾸려가는 여자 예리(한예리)가 주인공이다. 세 남자의 관심은 딱 하나, 오직 예리뿐. 예리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 남자의 일상은 피식 웃음이 나다가도 짠하기까지 하다.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만이 세 남자의 유일한 안식처다. 네 사람이 사는 곳은 '수색'. 첨단의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를 바라보는 동네이자 서울이지만 서울 같지 않은 묘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그 동네를 배경으로 영화는 꿈과 현실이 뒤섞여 전개된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인지 모호하다. 흑백영화란 점이 그 모호함을 가중시킨다는 평이다. 수색이란 잿빛 도시에서 그들은 어떤 꿈을 꿨으며, 그 결말은 무엇일까. 이번 주말 그들의 몽롱한 꿈에 함께 취해 봄이 어떨까. '똥파리'의 양익준, '무산일기'의 박정범, '용서받지 못한 자' 윤종빈. 이 세 감독의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다. 신민아, 유연석 등 화려한 카메오들도 재미를 더한다.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3대 영화제가 사랑한 세계적 감성파 시네아스트 장률 감독의 10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101분. 15세 관람가.

▶우주의 크리스마스='성우주'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세 여인이 있다.

'우주의 크리스마스'

이름뿐만 아니라 인생 역시도 비슷하게만 흘러간다. 38살의 이혼녀 성우주(김지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 26살의 성우주(허이재)와 19살의 성우주(윤소미)를 우연히 만난다. 세 사람 모두 화가를 꿈꾸고 사랑하는 한 남자가 있으며 그 남자를 먼저 사랑한 친구가 있다는 점이 '데칼코마니'처럼 닮았다. 너무 닮은 서로의 인생 앞에 세 사람은 서로가 서로의 과거와 미래라는 걸 직감한다. 이런 영화의 설정 자체는 판타지적 요소가 강하지만 어려운 가정환경, 그 때문에 포기해야만 하는 꿈에 대한 세 명 우주의 고민은 우리네 고민과 닮아있어 현실성을 가진다. 서로가 가진 상처를 보듬어가며 각자의 상처를 극복해가는 세 여인의 이야기를 마냥 판타지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라이어'를 연출한 김경형 감독의 장편 신작이다. 107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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