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8][제주 4차 산업혁명 우리가 이끈다]

[창간28][제주 4차 산업혁명 우리가 이끈다]
"한 발 앞서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 즐거운 실험 중"
  • 입력 : 2017. 04.21(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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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바둑대결 이후 '인공지능'이 한국사회의 화두가 됐다.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흥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언론에 수없이 오르내린 '4차 산업혁명'은 빠르게 '일상 언어'로 자리잡았다.

기하급수적으로 진보하는 기술, 이를 토대로 한 기술 간 융합의 '4차산업혁명'은 엄청난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이미 현실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알파고', 자율주행자동차,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 무인항공기 등의 모습으로 우리 주변에서 진행되고 있으니 말이다.

제주지역에도 한 발 빠르게 '4 차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이들이 있다.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며 증강·가상현실(AR·VR)산업, 농업, 의공학 분야의 신기술에 도전, 즐거운 실험을 하고 있는 이들이다. 최근 만난 이들은 올해 40살 동갑내기 친구들이다. 무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이야기하며 당찬 자신감을 내보였던 세 친구. 이들이 이끌어가고 있는 '제주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만나본다.

[증강·가상현실 산업분야]
양근탁 (주)제이엠랩 대표 "현실·가상 세계 자유롭게… 매력적"


AR·VR 및 모션인식 연구·개발
'제주신화' 연계 서비스 개발 중
제주해녀·해양문화 도전하고파


"이동통신시장이 4G에서 5G로 완전히 이동하면서 AR/VR에 사용되는 콘텐츠들을 실시간 스트리밍 형식으로 제공하는 게 가능해졌죠. 때문에 앞으로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무너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디어 분야에서 AR/VR 기술을 접목한 영상을 송출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관점에서 다양한 영상을 즐기는 게 일상이 될 거예요."

(주)제이엠랩 양근탁 대표는 증강·가상현실(AR·VR) 기술을 기반으로 변화된 미래의 모습을 설명했다. "영 상의 주인공이 보는 시선을 따라 볼 수 있다거나 스포츠 생중계 등 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나 오는 화면만 선택해서 볼 수도 있겠죠." 아마 머지 않은 미래의 '일상'이지 아닐까.

제주국제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있는 (주)제이엠랩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촉발된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적합한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제주대에서 '인공지능'을 세부전공한 양 대표는 증강현실연구소에서 증강현실 엔진 개발 및 상품 홍보 사업 등에 참여하다 2014년 독립해 (주)제이엠랩을 설립했다. 양 대표는 증강·가상현실 분야 관련 소프트웨어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디어 파사드(Medea Facade)와 모션인식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앞서 양 대표는 2014년 감귤엑스포에서 모션인식으로 감귤을 터트리는 '감귤따기 체험 게임'을 선보인 바도 있다.

현재 양 대표는 제주신화를 주제로 증강·가상현실을 이용한 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제주 신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기 위해 시작했지만 '제주신화'가 양 대표가 만든 증강·가상현실을 타고 그리스로마신화처럼 '세계적인 신화'로 발돋움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양 대표는 향후 제주의 해녀를 포함한 해양문화도 다루고 싶다고 했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것 참 매력적이지 않나요? AR·VR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하죠.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어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다양한 공간 인식 센서들을 활용한 AR/VR 어플리케이션들이 쏟아져 나올 겁니다. 그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농업·산림 분야]
송진영 농업회사법인 (주)제주천지 대표 "무인화 시대…농민의 든든한 지원군 될 것"


전국서 산림방제 전문 기업 우뚝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 개척 도전
인공지능 방제시스템 구축 목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가 '무인화'죠. 이미 여러 산업분야에서 '무인화'가 진행중이고 농업분야 역시 가까운 미래에 대부분의 농작업이 무인장비로 대체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 무인 장비'도 적용되겠죠. 그에 대비해 '인공지능 무인 자율방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농업회사법인 (주)제주천지 송진영(농학박사) 대표는 '무인 항공기'로 농업분야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농학을 전공한 송 대표는 수년간 충분한 사전 시장 조사 후 2015년 '무인항공방제' 업체인 (주)제주천지를 설립했다. 그 해 제주천지는 전국 최초로 서귀포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함으로써 '산림 방제' 전문 기업으로 우뚝 섰으며 '스타트업 기업'임에도 지난해 산림청이 처음 시도한 '부여지역 밤나무 무인헬기 현장 적용 가능성 연구 용역'을 함께 할 만큼 '무인항공방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기존 무인헬기들이 쉬운 논방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동안 송 대표는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그렇게 제주지역의 밭작물에서 감귤 과수원 방제까지 영역을 넓혔고 소나무재선충병, 밤나무 등 산림분야 농약 살포에 이어 최근에는 비료 살포까지 '무인 헬기'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송 대표가 생각하는 '무인항공방제' 영역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농작물 생산량 예측, 골프장·다원 관리, 산불진화, 기후변화에 따른 돌발해충 방제, 전염병(AI 등) 대응 방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인 헬기' 적용을 시도·계획하고 있다.

특히 농업분야에도 도래할 '무인화'시대에 대응해 '무인항공방제 시스템 구축' 연구에도 골몰하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 2015년 '제주지역에 적용가능한 무인항공방제 시스템' 연구과제를 진행하며 '최적의 무인항공방제 시스템 구축'의 디딤돌을 쌓았다.

"지금 현장의 가장 문제가 인력 부족과 농약중독 문제입니다. 그래서 한번 '무인항공방제'를 접한 농민들은 많이 의지하시더라고요. '4차 산업혁명 시대' 무인항공기는 그런 농민들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지원군이 될 것입니다."

[의공학분야]
강관석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공학실험실 연구원 "태양과 같은 무한에너지가 미래 책상 위에"


초음파 및 체외충격파 치료 연구에서
상온 핵융합 연구 '가능성'에 도전
매우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과제 설레


"4차 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고전적인 에너지 자원의 고갈에 따른 새로운 에너지원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의공학과 에너지원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아해하실 수 있는데 저는 의공학 기술을 응용해 신 에너지원 후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가 성공한다면 미래 여러분의 집 안에, 책상 위에 태양과 같은 무한 에너지가 들어서게 될 겁니다."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공학실험실 강관석 연구원은 석박사 과정동안 의공학실험실에서 의료용 초음파 및 충격파 분야의 연구를 수행해왔다.

암 치료에 사용되는 고강도 집속초음파와 신장결석이나 근골격 치료에 사용되는 체외충격파치료의 물리적 특성을 연구하던 강 연구원은 현재 충격파에 의해 생성되는 캐비테이션(cavitation, 공동현상)이라는 미세 기포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올해부터 5년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캐비테이션을 이용한 상온 핵융합인 소노퓨전(sonofusion)의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캐비테이션 기포에 의한 핵융합이 실현가능할지 아직 알 수 없어요. 하지만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이론적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수 년동안 진전이 없는 상태였던 터라 연구 주제로서는 매우 모험적이고 도전적"이라며 설렘을 드러냈다.

한마디로 '가능성' 하나로 신 에너지원 생성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만일 이번 연구에서 소노퓨전 가능성이 실험적으로 증명된다면 거대한 고온 플라즈마 탱크가 아닌 데스크 탑에서 핵융합 가능성을 시사하며 과학계의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그리고 미래에는 전력을 끌어다 쓸 필요 없이 '개인 핵융합발전소'로 무한정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산업혁명은 새로운 에너지원의 발견 또는 발명이 계기가 되어 인류 문명의 큰 전환기를 갖는 시점이었죠. 문명이 소비하는 자원이나 에너지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깨끗하고 무한한 에너지원 확보는 미래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상온 핵융합' 연구는 보이지 않는 '가능성'에 대한 도전이지만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되는 날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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