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밴드부 멤버였던 네 친구의 여정을 담은 ‘마차 타고 고래고래’.
슬슬 무더위가 걱정되는 초여름, 어느새 한 해의 절반가량이 흘러가고 있다.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현재의 내 위치를 돌아볼 수 있는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눈보다 귀가 더 즐겁고, 훈훈한 추억까지 줄 수 있는 영화다.
▶마차 타고 고래고래=국내 최초로 뮤지컬과 동시 기획된 영화로 뮤지컬 '고래고래' 성공에 이어 스크린에서도 개봉됐다. 고등학교 시절 밴드 1번 국도의 멤버였던 민우는 순수하게 음악만을 꿈꿨던 10대 때와 달리 팍팍한 현재의 삶에 지쳐간다. 고민 끝에 음악을 포기하기로 한 민우는 마지막으로 어린 시절 꿈이었던 뮤직페스티벌 무대에 서기로 하고 예전 밴드 멤버였던 친구들을 찾는다. 10년째 무명배우인 호빈, 첫사랑의 상처로 실어증에 걸린 영민, 밴드를 잊지 못하고 있는 병태와 밴드를 재결성한 네 친구는 전라남도 목포부터 뮤직페스티벌이 열리는 경기도 가평까지 한 달 동안을 걸어서 가겠다는 무모한 여행을 시작한다. 멤버들의 버스킹은 극 중 주인공들의 고향인 목포부터 무안, 담양, 전주, 대전, 충주를 거쳐 가평의 자라섬까지 이어진다. 그 약 600㎞의 긴 여정을 러닝타임에 꽉 채워 담아낸 만큼 볼거리가 다채롭다. 특히 무대가 아닌 시야가 탁 트인 산과 들을 배경으로, 실제 뮤지컬 배우들로 캐스팅된 밴드 멤버들이 진심을 담아 부르는 곡들은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청량한 매력과 힐링을 주기에 충분하다. 뮤지컬 무대에서 보여준 신나는 락 사운드와 파워풀한 곡들을 스크린에서 재현해 냄은 물론 뮤지컬에서 들을 수 없었던 미발표곡도 함께 담았다. 97분. 15세 관람가.
‘히데, 정크 스토리’.
▶히데, 정크 스토리=현재까지도 일본을 대표하는 뮤지션이자 일본 대중음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히데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록스타, 전설의 뮤지션, 완벽주의자, 미완성 인간, 전설의 아티스트 히데의 모든 것'이라는 카피 문구처럼 일본이 탄생시킨 천재 아티스트 히데의 음악과 일생 전부를 담았다. 1964년생으로 로컬 밴드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한 히데는 1987년 X-Japan에 합류해 큰 인기를 얻었다. 1993년부터 솔로 활동을, 1996년 미국 진출을 위해 외국인 뮤지션들과 Zilch라는 밴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Endless Rain', 'Week End'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 세계 음악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히데의 명곡들과 카리스마 넘쳤던 전성기 시절의 무대 실황, 요시키 등 그를 회고하는 X-Japan 멤버들을 통해 그의 화려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 무대 뒤의 외롭고 힘들었던 음악 인생과 고민, 그의 음악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여러 관계자의 진솔한 인터뷰 등도 엿볼 수 있다. 125분. 12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