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 한라일보-日 토오일보 기사교류](7)축제

[일본 아오모리를 만나다/ 한라일보-日 토오일보 기사교류](7)축제
여름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등불의 축제'
  • 입력 : 2017. 08.25(금)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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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무사인형이 북국의 여름 밤을 물들이는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 높이 5m, 무게 약 4t의 대형 네부타가 히키테들의 의해 거리를 행진한다.

아오모리시 네부타 축제 연간 280만 명 매료시켜
높이 5m, 무게 4t… 거대한 무사의 박력있는 행진
하네토의 열정적인 춤사위와 흥겨운 구호도 한몫


한라일보와 일본 아오모리(靑森)현에 위치한 토오일보 간 7번째 기사교류 테마는 축제다. 특히 아오모리시의 네부타 축제는 일본 3대 축제에 포함될 만큼 유명하다. 축제 기간 조용했던 아오모리시는 여름의 열기보다 더 뜨거워진다.

대열을 이루는 무사인형과 춤을 추는 하네토(춤꾼)의 파도가 이어지는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 아오모리의 여름을 물들이는 이 축제는 '일본의 등불 축제'라고 불린다. 기간은 매년 8월 2일부터 7일까지로, 불과 6일 만에 국내·외에서 약 280만명이 인구 약 28만7000명의 아오모리시를 방문한다.

칠석 축제의 등롱띄우기(도로나가시)가 변형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기원은 확실하지 않다.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 공식홈페이지에 따르면 나라시대 때 중국에서 도래한 '칠석 축제'와 예로부터 내려져 온 쓰가루 지방의 풍습인 정령보내기(쇼료오쿠리), 인형, 농작물의 병해충 쫒는 의식인 무시오쿠리 등의 행사가 하나로 합쳐진 것으로 추정된다. 종이와 대나무, 촛불이 보급되면서 등롱을 만들고 그것이 변화해 인형, 부채형 네부타가 됐다고 한다.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는 1980년 국가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축제의 주역은 역시 높이 약 5m, 무게 약 4t규모의 대형 네부타다. 등불을 밝힌 웅장한 무사인형이 매섭게 노려보며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중심가를 행진한다.

네부타를 제작하는 것은 네부타사(ねぶた師)라는 장인이다. 네부타사는 역사 두루마리와 옛부터 지역에 이어내려오는 문화, 풍속, 제도 등으로부터 네푸타 소재를 구상해 밑그림을 그린다. 거기에 철사와 실을 사용해 뼈대를 만들고 닥나무로 만든 고급 종이(봉서지·奉書紙)를 붙인다. 이어 먹으로 얼굴, 손, 발, 기모노 등의 테두리 선을 그리는 가키와리(書き割り), 백지에 색을 입히는 채색 등을 통해 밑그림을 입체화한다.

축제를 북돋우는 것은 대형 네부타만이 아니다. 중후한 북의 타음, 애수가 감도는 피리 소리, 경쾌한 징의 리듬. 그에 맞춰 '랏세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꽃 삿갓과 유카타를 갖춰 입은 하네토(춤꾼)의 열정적인 춤사위가 흥을 돋운다. 부채를 들고 네부타의 행진을 인도하며 움직임을 지휘하는 '센스모치(扇子持ち)'와 음악을 연주하는 '하야시', 네부타를 직접 끄는 '히키테(曳き手)'. 그리고 어린이 네부타와 어깨에 메는 네부타까지.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다.

네부타는 한국, 미국, 프랑스, 중국, 대만 등 해외에도 출전해 그 존재가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 박람회에서 네부타를 제작한 네부타사(네부타 제작장인)이며 제6대 네부타 명인인 기타무라 다카시(北村 隆)씨(69)는 "네부타는 종이와 빛의 문화"라며 "밤에 빛을 발하면 네부타에 투명감이 스며든다"고 말했다. 이어 "색상을 선명하고 멋지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종이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네부타가 해외에 알려진 것은 좋은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와 주었으면 한다"며 자신있게 얘기했다.

축제를 주최하는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 실행위원회 나라 히데노리(奈良 秀則) 위원장도 매력을 어필했다. 그는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 역사를 쌓으며 길러온 것이다"라며 "그것은 예술적인 요소이기도 하고 음악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예술의 집대성이라고 해도 좋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네부타를 즐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여름의 절정 수놓는 네푸타·신사 축제

일본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현의 여름을 북돋우는 것은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 뿐만이 아니다. 아오모리 현내 각지에서 다양한 여름 축제가 진행된다.

성곽도시 히로사키시의 밤을 물들이는 것은 '히로사키 네푸타 축제'다. 히로사키시의 네푸타는 크고 작은 부채형이다. 앞면에는 박력있는 그림(가가미에)이, 뒷면에는 환상적인 그림(미오쿠리에)이 그려졌다. 부채형 네푸타는 짝을 이룬 채 붉게 밤하늘을 태운다.

히라카와시에도 '히라카와 네푸타 축제'가 열린다. 히라카와 네푸타 축제는 세계 제일의 부채형 네푸타가 명물이다. 높이 11m, 폭 9.2m의 불부채(火扇)는 박력 만점이다. 현재의 부채형 네푸타의 뼈대를 이용하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새로 만드는 뼈대의 높이는 11.8m가 될 예정이다.

고쇼가와라시에서 열리는 축제도 박력이라면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고쇼가와라시의 다치네푸타다. 대형 다치네푸타의 높이는 약 23m로, 그 위용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는 듯 하다. 많은 관광객들이 대형 다치네푸타에 매료된다.

하치노헤시에서는 호화찬란한 수레가 시내 중심가를 행진하는 '하치노헤 3대 신사 대축제'가 열린다. 국가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됐다.

이 밖에 구로이시 네푸타 축제와 오미나토 네부타 합동 운행(무쓰시) 등 다채로운 여름 축제가 열린다. 북국의 사람이라 불리우는 아오모리현민들은 짧은 여름을 아쉬워하듯 지역에 밀착한 축제에 열정을 쏟는다.

아다치 카즈마사 기자

▶2000년 토오일보 입사

▶도와다 지국, 편집국 편집(정리)부, 동오일보 사회부경찰·사법 담당, 정경부 원자력·에너지 담당, 히로사키 지사 등을 거쳐 현재 사회부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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