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윤의 편집국 25시]죽음을 담보로 거는 5·16도로

[이태윤의 편집국 25시]죽음을 담보로 거는 5·16도로
  • 입력 : 2017. 11.02(목)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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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주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던 날 차를 타고 서귀포시와 제주시를 잇는 5·16도로를 이용했다.

5·16도로는 이날 내린 비로 인해 노면은 젖어 있었고, 안개가 자욱했다. 5·16도로를 40여분 남짓 이용하는 동안 도로 곳곳 커브길 인근 배수로에는 빗길에 미끄러져 빠진 차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커브가 심한 곳에서는 한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는 도로를 벗어나 풀숲에 전도된 모습도 목격됐다.

이처럼 5·16도로는 빗길이나 눈길에 차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악명 높은 도로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5·16도로에서는 사고 유형이 다르고 사고 위치 또한 명확하지 않아 정확한 사고 건수를 기록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적으로 최근 3년간 인적 피해가 발생한 교통사고는 매년 50여건 내외로 예상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물적 피해 등은 제외한 수치로, 사고 발생 이후 보험 등으로 인해 경찰에 접수가 되지 않은 사고를 합하면 발생 건수는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러한 악명 높은 5·16도로를 개선하고자 지난해 5·16도로에 1억여원을 투입해 가드레일 등을 보수했다. 또 올해에도 예산 11억여원을 투입하는 등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제주지방경찰청과 협약한 뒤 5·16구간 규정속도를 60㎞에서 50㎞로 하향 조정하며 사고 줄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과속을 하지 않는 시민의 의식 변화일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속담이 있듯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지킨다는 생각을 가지고 죽음을 담보로 맡기는 것이 아닌, 행복을 담보로 서행운전을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

<이태윤 제2사회부 서귀포지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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