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 프레이 러브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탈레팟 퐁가리와 까이팟 맛마므엉, 카이룩커이. 강경민기자.
태국 분위기 물씬… 연인·여성 찾는 핫플레이스강한 향 줄이고 달달하고 짠맛의 균형감 뛰어나
겨울철 제주의 칼바람을 마주할 때면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하지만 연말·연초 잡은 약속들로 여행을 떠나기란 여의치 않다.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지 못해 아쉽다면 남국의 정취는 물론 음식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태국음식점 '잇 프레이 러브(eat pray love)'를 찾는 것은 어떨까.
잇 프레이 러브는 태국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 이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핫플레이스다. 이곳은 마치 태국에 위치한 분위기 좋은 음식점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만 같다.
식당에 들어서면 푸른 나무들이 곳곳에서 방문객을 반기고 그 뒤로 식당 한 벽면을 꽉 채운 대나무 의자가 자리한다. 대나무 의자 위에는 커다란 코끼리 그림이 놓여있어 코끼리를 숭상하는 태국 느낌이 잘 전달된다. 식당 안은 이외에도 태국느낌이 가득한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태국 국왕의 사진과 포스터가 식당 테이블과 벽면 등에 위치하고 테이블마다 태국의 노천 식당에서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양념통과 주전자, 얇은 수저가 놓여 있다. 거기에 대롱 안에서 따뜻하게 빛나는 조명과 아이스박스 가득 담긴 태국 맥주까지. 남국의 따뜻한 분위기에 제주의 추운 칼바람이 들어올 새가 없다. 이 때문인지 가게를 오픈한 지 4개월만에 연인과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데이트코스다.
잇 프레이 러브를 자꾸 찾게 되는 이유는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맛있는 태국요리에 있다. 잇 프레이 러브는 태국의 대표음식인 ‘똠양꿍’은 물론 태국식 쌀국수인 ‘꾸웨이티여우 까이’ 등을 판매한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까이팟 멧마므엉'과 '탈레팟 퐁가리'다.
왼쪽 사진은 인기 메뉴 까이팟 맛마므엉. 중화권의 깐풍기가 태국으로 넘어가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른쪽 사진은 주 메뉴 탈레팟 퐁가리. 해산물을 커리와 함께 볶은 음식으로 다른 곳보다 새우, 오징어 등 해산물이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까이팟 멧마므엉'은 중화권의 깐풍기가 태국으로 넘어가 재탄생한 것으로 태국 남부지역의 특산물인 캐슈넛이 들어갔다. 잇 프레이 러브의 까이팟 멧마므엉은 바삭하게 튀겨난 닭고기에 아삭한 정경채가 어우러진다. 달고 짠맛이 뛰어난 균형을 이루며 마지막에 살짝 아릿듯한 매운맛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밥과 함께 먹으면 반찬으로, 맥주와 곁들이면 안주로 손색이 없다. 특히 태국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덜어내기 위해 한국사람들에게 익숙한 향은 살리고 그 외 향은 덜어내 처음 태국음식을 시도하는 사람이나 가족끼리 방문한 이들이 선호한다.
'탈레팟 퐁가리'는 소프트크랩과 오징어,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을 야채와 함께 옐로커리로 볶아낸 요리다. 코코넛오일을 사용해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일품이다. 맛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커리보다 부드럽고 달콤하지만 밥없이 먹기엔 살짝 짜다. 탈레팟 퐁가리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커리소스가 잔뜩 묻어는데도 바삭바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소프트크랩이다. 게껍질이 부드러워 그대로 씹어먹을 수 있어 흥미롭다.
음식맛도 분위기도 태국와 너무 닮은 잇 프레이 러브. 때문에 가게 주인 혹은 요리사가 현지인이라 착각하기 쉽지만 이 곳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은 서귀포시 성산읍 출신의 오재성(29)대표와 그의 후배들이다. 성산에서 나고 자라 도내 한 대학에서 요리를 공부한 오 대표는 어떻게 태국음식점을 차리게 됐을까.
오 대표는 "여행으로 태국을 찾았을 때 그 곳의 분위기·음식이 좋아 제주에 태국음식점을 열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고, 여행에서 돌아온 뒤 2년간 이태원에 위치한 한 태국음식점에서 기초부터 일을 배웠다"며 "처음엔 주변에서 '갈비집이나 하라'는 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잘한 선택이었다고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잇 프레이 러브(제주 제주시 신설로6길 1-1)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며, 요리주문은 오후 9시까지만 받는다. 문의 070-8900-6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