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플러스] 코 끝 시린 겨울 밤 쏟아져 내리는 별빛

[휴 플러스] 코 끝 시린 겨울 밤 쏟아져 내리는 별빛
  • 입력 : 2018. 01.18(목) 2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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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 KVN탐라전파천문대에서 촬영한 겨울 밤하늘 별들의 궤적. 사진=한라일보 DB

밤하늘에 뜬 보석 같은 별
날 추워지면 더 반짝반짝

별자리 보기 좋은 이 계절, 겨울
성운과 성단·은하 한눈에 담고
밝은 별 좌표 삼아 별자리 관찰
제주 서귀포에선 국내 유일하게
장수의 별, 노인성 만날 수 있어
오름·들판 등도 별자리 명소
천문과학관·별빛누리공원에선
겨울 밤하늘이 더 가까이 와닿아


봄이 오기 전 겨울 밤하늘은 보석같은 별들이 가득하다. 추운 겨울은 여름에 비해 별이 더욱 또렷하게 보인다. 대기가 건조해 빛의 산란이 적어진 덕분이다. 춥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하늘도 맑아 별자리를 관측하기에는 가장 좋은 계절이다.

겨울철 밤하늘은 다른 계절보다 유난히 별이 많으며 볼 것도 풍성하다. 별들이 태어나는 구름 모양의 성운과 별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성단, 별과 성운들의 거대한 집합체인 은하 중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떄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안드로메다은하와 오리온성운, 플레이아데스 산개성단과 히야데스 산개성단을 들 수 있다. 또 오리온자리의 '베텔기우스'·'리겔',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 등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15개의 1등성 중 7개를 겨울철에 볼 수 있다. 특히 시리우스는 달빛 다음으로 가장 밝아 눈에 띈다.

밤하늘이 아무리 맑고 볼거리가 많다 해도 넓은 하늘에서 별자리를 관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밝은 별들을 좌표로 겨울철 별자리인 오리온자리, 큰개자리, 작은개자리, 토끼자리, 에리다누스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외뿔소자리, 마차부자리, 게자리를 관찰하면 된다. 호메로스 시대의 미남사냥꾼 오리온(자리)의 어깨에 해당하는 붉은별 '베텔기우스'와 작은게자리의 '프로키온', 그리고 겨울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이 세 별은 커다란 삼각형을 이루는데 겨울철 별자리들의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때문에 '겨울철의 대삼각형'이라 불리운다. 또한 시리우스, 로키온과 더불어 쌍둥이자리의 '폴룩스', 마차부자리의 '카펠라', 황소자리의 '알데바란', 오리온자리의 '리겔' 이 여섯 개의 별들을 연결하면 육각모양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겨울철의 다이아몬드'가 된다.

밝은 별들을 쫒아 가장 찾기 쉬운 별자리를 찾으면 주변 별자리를 추적해 나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겨울철 나침판 역할을 할 만한 별자리는 바로 오리온자리다. 장구 모양 또는 모래시계처럼 생긴 오리온자리는 1등성 별을 두개나 가지고 있는데, 둘은 모두 오리온자리의 허리띠 부분이라 일컬어지는 소삼태성에 위치한다. 이 허리띠 부분에 세 개의 별(두개의 1등성과 가운데 별)을 따라 남쪽으로 쫓아가면 큰 게자리의 별 시리우스를, 북쪽으로 쫒아가면 황소자리를 찾을 수 있다.

▶제주의 별자리 관찰 포인트는=겨울 밤하늘 동서남북엔 특색 있는 별들이 자리한다. 북쪽 하늘에는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가 있고 남쪽 하늘에는 겨울철 나침반 오리온자리가 위치했다. 특히 보는 것만으로도 장수를 누린다고 하는 장수의 별 노인성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제주도의 남쪽 서귀포에서 볼 수 있다. 오는 주말 동서남북 방향에 맞춰 별자리 관찰 포인트를 찾는 것도 좋겠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유채꽃프라자는 동부지역 별자리 명소다. 도심을 벗어나 한적하고 빛 공해가 적고, 넓은 들판이라 시야를 가리는 곳이 없다. 쏟아지는 별 아래 늘어선 풍력발전기들은 겨울 밤하늘의 운치를 더한다. 풍차 위로 흐르는 많은 별들 가운데 길잡이 별인 오리온이 떠나가는 제주의 겨울 밤을 아쉽다는 듯 새벽녘까지 남쪽 하늘을 지켜선다.

이름마저 별을 떠올리게 하는 새별오름도 별자리 명소다. 새별오름은 한자로 효성악(曉星岳) 또는 신성악(晨星岳·新星岳)으로 표기되는데 이 때 쓰인 한자가 모두 '별 성'자를 썼다. 새별오름에서 망원경의 도움 없이 별을 관측하려 한다면 오후 10시를 지나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10시를 전후로 교통량도 줄어 주변의 인공 빛들이 많이 사그라들기 때문이다. 새별오름의 말굽형 화산구가 남아있는 도심의 불빛을 막아준다. 운이 좋다면 별똥별(유성우)도 관측할 수 있는데 겨울엔 다른 계절보다 떨어지는 속도가 조금 느리다고 한다. 다른 계절보다 소원을 느긋하게 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노인성'을 만나고 싶다면 남부지역 별자리 명소 서귀포천문과학문학관을 추천한다. 이곳에서는 2월 중순경부터 3월 중순경까지 무병장수의 상징인 별자리 노인성 관측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도 오는 2월13일부터 3월18일까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날 오후 7~10시 3시간 동안 노인성 관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밤하늘 관측이 처음인 사람도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400m 천체 망원경과 6대의 망원경이 있어 든든하고, 날씨에 구애 없이 언제나 밤하늘을 볼 수 있는 천체튜영실과 영상강의실도 운영 중이다.

제주시내 인근에서 별자리를 관찰하고 싶다면 별빛누리공원을 찾으면 된다. 총 3층으로 이루어진 제주별빛누리공원은 돔스크린을 통해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천체투영실과 실감나는 4D 화면으로 우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입체영상관, 우주와 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는 2개의 전시실과 직접 태양계의 행성과 별을 볼 수 있는 관측실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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