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제주도지사 선거 후보들.
제주도지사 선거에 뛰어든 후보들이 연일 경쟁적으로 각종 공약을 발표해 6·13 지방선거 분위기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도덕성 검증과 도정 평가 등의 이유를 내세워 상대를 헐뜯는 데 집중하면서 '정책보다 비판'에 급급한 양상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와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는 원 후보의 예비후보 등록일을 전후해 서로 상대의 과거 전력 등을 거론하며 비판전을 전개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강 구도를 보여온 두 후보는 후보 자신의 기자회견과 보도자료, 대변인 논평과 성명뿐만 아니라 SNS상에서 지지자들간의 여론전으로도 맞붙고 있다.
문 예비후보측은 "이번 선거는 지난 4년간의 원희룡 도정을 평가하고 심판하는 의미가 있는데도 원 후보는 반성도 없이 문 후보 흠집내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면서도 원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위해 제주도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연일 내세우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원 예비후보측도 지난 24일 후보 등록에 앞서 도청 기자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문 후보를 제주의 적폐로 규정하고 상당 시간을 비판에 할애했다. 이어 후보 등록 후에는 대변인 등의 논평을 잇따라 발표해 "정책 검증에 앞서 도덕성과 의혹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후보의 전면전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최근에는 다른 후보들도 비판전에 가세해 연일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고은영 제주녹색당 예비후보는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예비후보는 제주도의회 의장 당시 우근민 전 도지사와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을 추진해 도정의 꼭두각시 노릇을 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 김방훈 예비후보는 최근 이른바 '문대림은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연일 문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1일에는 '문대림 후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겠다고 언론에 알려왔다.
이처럼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후보들 간 비판전에 대해 한 정당 관계자는 "선거기간 약체인 후보들이 판세를 뒤집거나 관심을 끌기 위해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모든 후보가 비판전에 뛰어들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정작 제2공항 등 주요 현안이 묻힐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