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 (147)제주시 노형동 '탑해장국'

[당찬 맛집을 찾아서] (147)제주시 노형동 '탑해장국'
"누구나 좋아하는 제주 대표 건강식 됐으면"
  • 입력 : 2018. 05.24(목) 2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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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해장국 한정미 대표


야채로 우려낸 맑은 육수의 깔끔한 해장국
탑처럼 쌓인 담백한 제주산 돼지고기 '눈길'


가족·친구끼리 만남이 많은 5월이다. 술자리가 잦은 탓에 눈치를 보게되는 된다면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좋은 음식 탐방에 나서는 것이 어떨까. 자극적이지 않고 맑은 국물로 속을 달래주고, 흔치 않은 비주얼로 아이들 역시 좋아할 만한 곳. 바로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탑해장국'이다. 본래 실버세대를 겨냥해 개발한 건강식인 만큼 부모님과 함께 찾기에도 좋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역시나 탑해장국이다. 탑해장국은 야채로 우려낸 맑은 육수를 베이스로 제주의 특산물인 돼지고기를 듬뿍 탑처럼 쌓았다.

대표메뉴인 탑해장국, 판두부 샐러드.

탑해장국은 제주에서만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해장국을 고민한 끝에 한정미(43) 대표가 개발해 내놓은 요리다. 평소 빨간 해장국을 먹을 때면 양념은 최대한 건져내서 국물만 먹던 한 대표는 샤브샤브의 맑은 국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맑은 국물의 해장국을 개발해 냈다. 때문에 요리할 때 가장 신경쓰는 것도, 가장 중심이 되는 것도 맑은 국물 즉 육수다. 육수는 야채를 주요 재료로 거의 매일 3시간 30분동안 푹 끓여낸다.

맑은 국물, 탑처럼 쌓여진 고기. 이처럼 생소한 비주얼 때문에 처음엔 해장국이 맞나 싶지만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을 먹으면 먹을수록 더부룩했던 속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육수의 60%이상이 야채즙일 것"이라는 한 대표의 설명처럼 진한 야채맛이 느껴지고 곧 아삭한 숙주나물과 진한 생표고의 향이 어우러진다. 탑처럼 쌓인 돼지고기가 입맛을 돋우고 속도 든든하게 채워준다. 제주산 앞다리살을 삶아 얇게 썬 돼지고기는 식감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기름기와 잡내를 제거하는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맑은 육수와도 잘 어울린다. 뛰어난 식감 때문에 일부 손님들은 '제주돼지 1등 해장국'이라는 메뉴판에도 불구하고 진짜 돼지고기인지를 두고 밥값내기를 하는 경우도 있단다. 일부 손님들이 오겹살, 차돌박이 등으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건강한 식사에 더 적합한, 살코기 위주의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앞다리살을 고집하고 있다.

또다른 인기메뉴는 판두부 샐러드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건강한 한끼'라는 모토에도 잘 어울리는데다 제주지역에서는 잔치 등과 같은 큰일을 치를 때 귀한 손님에게 두부를 내는 지역의 문화도 담았다. 일반 두부를 탄탄하게 조리한 두부에 해바라기씨와 같은 견과류와 검은깨가 올라가고 특제소스로 버무린 샐러드가 더해진다. 본래 값을 내고 시켜야 하는 메뉴이지만 개업 후 한달 동안만 서비스로 드리자던 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무료로 조금씩 제공된다.

매생이와 논우렁이 담뿍 든 매생이 해장국.

그외에도 매생이와 논우렁이 담뿍 들어있는 매생이 해장국, 짜지 않게 청국장으로 조리한 청국장 해장국도 건강함을 모토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데 집중했다.

한 대표는 "문을 열고 4개월까지는 손님들이 맑은 국물의 해장국을 생소해 하고 양념도 많이 찾으셔서 '잘못 만들었나'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음식을 먹고 나갈 때 맛있다고 해주시고, 손님들이 친구·지인분들과 다시 함께 찾아주시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지금은 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님이 해장국 뚝배기를 기울여 국물을 다 비우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는 한 대표는 "앞으로도 계속 건강한 메뉴를 새롭게 개발할 예정"이라며 "도민들은 물론 제주에 온 여행객들이 언제나 건강하고 맛있게 음식을 즐기고 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곳, 이름처럼 제주의 대표 해장국집이 됐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밝혔다.

제주도 제주시 월랑로 83번지(노형동 2737)에 위치한 탑해장국은 연중무휴로 오전 6시부터 저녁 9시30분까지 운영한다. 노형동 본점 외에 제주시 화삼북로4길 4-2에 삼화점이 위치하고 있으며 오는 6월말엔 제주에 여행을 왔다 식당을 찾은 손님의 제안으로 부산 광안리점도 열 예정이다. 가격은 탑해장국 8000원, 매생이해장국 8000원, 청국장해장국 8000원, 판두부샐러드 6000원, 탑정식 1만1000원, 활전복 전골코스 2인 2만9000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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