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진 사무국장이 어르신해설사들 앉혀서 사진에 대한 해설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양지가 그리워지는 가을에 제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회(회장 김원순) 60세 이상 어르신들은 제주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직접 생활했던 모습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10월 18~20일 사흘 간 칠성통 아케이드 거리 옆 빈 점방을 빌려서 7개 주제로 구분하여 전시회를 시작했는데 류승희 강사가 올해 초부터 9월까지 자료를 정리했으며 올해 말까지 자료를 전부 모아서 한권의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첫날부터 옛 사진전은 외국인들로 북적거리며 인기몰이를 하면서 고희범 제주시장 일행 등, 둘째 날에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일행 등, 마지막 날에는 사회단체, 가족, 길을 가던 행인들도 포스터 사진을 보고 들려 관람을 하면서 많은 동감을 하는 것이 어린 시절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고 회상을 하며 향수를 느끼는 모습과 특히 마지막 날 많은 단체가 문전성시를 이뤄서 5명 해설사가 번갈아가며 진행했지만 목이 아플 정도였고 참가자들께서는 “무사 영 족은 고냥에서 햄수과” 하며 행복한 전시회를 보고 간다고 어려 차례 엄지척을 하며 아쉬운 듯 자리를 떴다. 50대 초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사진을 보면서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살았던 내용을 전하며 산교육이 되었다면서 좀 더 다양한 사진을 모아 더 큰 장소에서 오랫동안 전시를 하면 초등학교 교실에서 인성교육 하는 것보다 훨씬 질 높은 교육이 되겠다면서 3일이 아쉽다고 하시며 발걸음을 옮긴다.
박승석 해설사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옛 사진을 해설하고 있다.
이번 사진전 일등공신감은 단연코 머리가 허연 어르신들이 목에 해설사라는 자랑스러운 명찰을 달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었다. 구수한 입담으로 거침없이 해설하며 웃음 진 모습에 큰 박수를 보낸다. 팔순이 되신 서근숙, 양정희, 김정숙 해설사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약속이나 하듯 시집가서 힘들었지만 이웃과 가족이 가난을 이겨보려고 적은 일도 함께 도와가며 행복하게 살았던 것이 지금보다 훨씬 인정 많고 좋았다고 하신다. 그리고 박승석 해설사는 “식켓집 아이덜 건들민 떡도 하나 얻어먹지 못한다”고 하시며 식게 넘어나민 어머니 심부름으로 이웃집에 식게 떡 나누러 다녔던 생각이 잊지 못한다고 하셨다. 이 외에도 학교운동회, 용강동에서 쉐키우던 일, 1930~1970년대 결혼사진, 6070시대 마차를 끌었던 일, 구두닦이 하던 일 등 다양한 사진들이 관람객들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진전을 총괄기획한 제주문화원 백종진 사무국장은 "2013년부터 시작하여 어른신들 생활상을 그려 넣는데 올해가 벌써 7년이 되었다"며 "시작은 힘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어른신들 관심이 많아졌고 이제는 특별한 지도가 없어도 주제만 선정하면 모두 능숙한 실력으로 척척해낸다"고 7년 전을 돌아보며 입가에 미소를 띤다. 이번 사진전은 성공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