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공급과잉·소비부진에 결국 시장격리

양배추 공급과잉·소비부진에 결국 시장격리
제주도·농협 3300t 격리 결정해 17일까지 농가 신청받아
물량보다 갑절 이상 몰려… 자율감축·할인판매 등 안간힘
  • 입력 : 2021. 03.18(목) 18:50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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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출하가 시작된 제주산 양배추가 이달들어 출하량 증가와 소비 부진이 겹쳐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평년 대비 가격이 50% 안팎으로 폭락했지만 성출하기를 맞은데다 앞으로도 출하 대기중인 물량이 4만t이 넘어 결국 시장격리(산지폐기)가 결정됐다.

 제주도와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3월 17일 기준 양배추의 서울가락시장 경락가격은 8㎏(상품)에 3508원으로, 지난해 3월 평균가격(9591원)과 평년 3월(7052원)에 견줘 각각 63.4%, 50.2% 하락했다. 올 1월(8564원)만 해도 평년(7445원) 가격을 웃돌던 것이 출하물량이 급증하기 시작한 2월(5779원)부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가격 하락 원인은 2020년산 도내 양배추 재배면적이 1748㏊로 전년 대비 1.6% 늘어나고, 작황도 좋아 생산예상량이 9만600t으로 16.2%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0년산 전국 양배추 생산량은 34만3000t으로 전년 대비 6.1%, 평년 대비 7.5% 늘었다.

 양배추 가격 하락에 주산지인 애월농협은 러시아에 총 1000t의 수출 계약을 체결해 2월 22일 첫 물량을 선적하는 등 4월까지 단계적으로 수출에 나설 계획이지만 가격 회복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농협제주지역본부, 제주양배추연합회는 협의를 통해 지난 17일 양배추 3300t을 시장격리키로 결정했다. 현재 출하 대기중인 물량이 4만t 안팎에 이르고, 소비 부진으로 평년보다 증가한 저장물량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가격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장격리할 양배추는 42망 이상 크기의 특상품이다. 애월, 한림 등 양배추 주산지를 중심으로 18일까지 시장격리사업에 참여할 농가 신청을 받았는데, 계획량의 갑절에 육박하는 물량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격리 사업에는 총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제주도가 6억원을 부담하고, 제주농협이 2억원, 자부담 2억원으로 농가 지원액은 3.3㎡당 2400원(조합원 기준)이다.

 시장격리와 함께 (사)제주양배추연합회를 중심으로 10%의 자율감축과 함께 소비 촉진을 위해 제주형 자조금을 활용해 전국 농협하나로마트에서 300여t의 할인판매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양배추 시장격리가 결정되자마자 희망농가 물량을 신청받았는데, 배정물량을 크게 웃돌아 비율로 정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농가에서는 저장해 뒀다 홍수출하시기가 지나면 판매할까도 해보지만 도내 저장시설이 부족해 그것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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