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파트 부르는게 값?…84㎡ 9억원대 '분양가'

제주 아파트 부르는게 값?…84㎡ 9억원대 '분양가'
옛 대한항공 사택 부지 아파트 최고 9억3000만원대에 입주자모집 신청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나 전매제한 추진해야 목소리 나와
도 "6단계 제도개선 과제로 추진 불구 정부 반대… 8단계 제도개선 추진"
  • 입력 : 2021. 03.29(월) 18:29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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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연동 옛 대한항공 사택 부지에 건축할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의 견본주택 건설이 한창이다. 문미숙기자

제주에서 청약을 진행중이거나 4월쯤 분양 예정인 민간택지 아파트가격이 전용면적 84㎡에 9억원대까지 등장했다.

분양가 기준 도내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갈수록 주거불안이 커지는 서민들 사이에선 '부르는 게 값'이라는 자조섞인 반응까지 나오며 제주실정에 맞는 주거안정화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또 그동안 제주특별법 제도 개선을 통해 민간택지에도 공공택지처럼 분양가상한제와 전매 제한을 둘 수 있는 권한을 제주자치도가 정부로부터 이양받기 위한 제주도의 적극적인 논리 개발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29일 제주시에 따르면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연동에 위치한 옛 대한항공 사택 부지에 건축할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204세대에 대한 입주자모집공고 신청을 지난 24일 제주시에 제출했다.

 (주)엠디엠플러스가 시행하고 DL이앤씨가 시공하는 이 아파트는 2개 동에 연면적 3만1639㎡로, 지하 1층~지상 15층 규모로 건축되는데, 시행사가 제출한 분양가는 전용면적 84㎡(A·B·C·D형) 기준 최저 8억8630만원에서 최고 9억4830만원이다.

이같은 가격은 29~31일 청약을 진행중인 연동 옛 하와이호텔 부지에 건축될 112세대 규모의 연동 한일베라체 더 퍼스트의 분양가인 최저 5억8160만원, 최고 6억7910만원보다 3억원정도 비싼 수준이다.

또 지난해 연말부터 5000만~1억원 급등한 연동, 아라동, 도남동 소재 단지형 아파트 시세인 5억원대 후반~6억원대 중반을 크게 뛰어넘으며, 앞으로 시세가 추가 상승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파트 가격 급등시 시장 통제를 위한 제주도 차원의 권한이 절실한 이유다.

 민간택지 아파트의 경우 아무런 통제장치 없이 건설사가 제주시에 입주자모집공고 신청 때 써낸 분양가가 그대로 결정된다. 공공택지 아파트의 경우 제주도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분양가가 적절하게 산출됐는지를 심사해 가격이 일부 조정되고,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일정기간 분양권을 사고파는 전매행위도 제한된다.

 제주도는 제주특별법 6단계 제도 개선때 주택법상 분양가상한제 지역을 지정하는 국토부장관의 권한을 제주도지사에게 이양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는 전매제한 권한을 제주도조례로 이양해주도록 법 개정을 건의했지만 정부가 국가정책 사항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며 좌절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2015~2018년 건축경기 활성화로 제주 집값이 수도권 수준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제주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대응가능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6단계 제도개선 때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와 전매행위 제한 특례 필요성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8단계 제도개선 과제로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용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파트 분양가는 토지비와 건축비에 영업이익을 더해 결정되는데, 최근의 분양가는 과한 부분이 있다"며 "분양시장의 70% 안팎을 차지하는 민간택지 시장에 아무런 통제장치가 없는 게 현실인데, 분양가상한제와 전매제한 권한의 제주 이양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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