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과잉생산 막을 휴경사업 농가 '시큰둥'

채소 과잉생산 막을 휴경사업 농가 '시큰둥'
도, 작년 ㏊당 360만원 지원 밭작물 토양생태환경사업 도입
올 지원 20만원 늘리고 식량작물 재배 가능에도 331㏊ 그쳐
도는 신청 6월까지 연장해 1000㏊ 목표로 농가참여 독려중
  • 입력 : 2021. 06.21(월) 18:02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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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월동무.

제주 월동무.

월동무, 양배추 등 월동채소류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처리난이 되풀이되면서 재배면적을 10%정도 줄이고, 토량 지력도 증진시키기 위한 '제주 밭작물 토양생태환경 보전사업'이 시행 2년째로 접어들었지만 농가에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농경지에 채소류를 재배하지 않고 휴경할 경우 지원금을 지난해 ㏊당 360만원에서 올해는 380만원으로 올리고, 휴경 또는 지정된 녹비·식량 작물 재배도 가능토록 개선해 올해 1000㏊를 목표로 했지만 참여는 크게 못미치는 상황이다.

 21일 본지 취재 결과 제주도가 지난해 처음 도입한 '제주 밭작물 토양생태환경 보전사업'의 농가 신청면적은 331.2㏊로, 도 목표치의 30%에 머물고 있다. 이마저도 당초 5월 한달간 진행한 농가 신청이 워낙 저조하자 6월말까지 기간을 연장한 결과다. 2019년 시범사업을 거쳐 본격사업이 진행된 첫해인 지난해에는 172㏊에서 사업이 추진됐다.

 밭작물 토양생태환경 보전사업은 해마다 과잉생산이 발생하는 월동채소류의 수급조절을 위한 시장격리(산지폐기)에 막대한 예산 투입을 막고 동일작물의 장기재배에 따른 연작피해를 줄이기 위해 월동무, 당근, 양배추 재배지를 휴경할 경우 일정액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올해는 재배지 휴경이나 지정된 녹비작물과 함께 식량작물(콩, 팥, 녹두, 가을메밀)을 재배해 수확도 가능토록 했다.

 월동채소류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 폭락으로 올해만 해도 양배추와 월동무 시장격리에 각각 22억원, 78억원이 투입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해당 품목재배 농가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농촌에서 빈 땅으로 놀리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휴경시 지원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농업인 목소리를 반영해 제주도는 생산자단체, 농협, 행정으로 구성된 자문단 회의를 통해 지원단가를 ㏊당 20만원 인상하고, 식량안보 차원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긴밀히 협조해 식량작물 재배도 확대키로 했지만 농가 참여도는 눈에 띄게 달라지지 않는 상황이다. 농가들이 여전히 휴경시 지원단가가 낮다고 여기고,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농사짓는 임차농이 많아 신청이 어려운 것도 한 요인이라는 게 농업계의 설명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밭작물 토양생태환경 보전사업은 월동채소류 수급조절과 함께 지력 증진, 토양·지하수 등 생태환경을 보전하는 취지의 사업"이라며 "더 많은 농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사업을 잘 몰라 신청못하는 농가가 없도록 생산자단체를 통한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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