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풋귤. 한라일보DB
2016년부터 유통이 허용된 덜익은 감귤인 '풋귤' 출하를 희망하는 농가가 늘고 있지만 안정적인 판매처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감귤 완숙과보다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풋귤이 일정량 출하될 경우 감귤의 과잉생산을 낮추는 효과 등으로 틈새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대형 가공업체 등 안정적인 판로처 확보 없인 유통물량을 늘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5일 제주자치도와 농협제주지역본부에 취재 결과 6월 1~25일 풋귤 출하 희망농가를 대상으로 사전신청받았는데, 584농가에서 2534t을 접수했다. 개별농가 자율출하가 309농가·1242t, 농감협을 통한 계통출하가 275농가·1292t이다.
풋귤 유통량은 2017년 457t에서 2019년 1282t, 2020년 2528t으로 증가 추세다. 완숙과 출하전에 출하할 경우 농가소득 창출과 본격적인 수확철 인력난 절감면에서도 유리해 농가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제주도가 설정한 풋귤 출하 목표량은 1500t(개별유통과 농협 계통출하 각 750t)으로, 지난해 유통량 대비 40.7% 감소하며 농가 신청량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지난해 유통량 2528t 중 농·감협 계통출하 물량은 1893t을 차지했다. 계통출하 물량의 96%(1821t)는 일해, BK바이오 2개 가공업체에서 농축액으로 가공해 롯데칠성에 납품했는데, 올해는 롯데칠성이 농축액 수매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가공업체 수매물량이 올해는 500t 정도로 줄면서 전체적인 풋귤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풋귤 출하를 접수받은 지역 농·감협에선 농가별 설득을 통한 사전조율을 거쳐 이번주 중 대상농가를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율시기가 늦어질 경우 농가 민원 발생까지 우려되고 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계통출하 풋귤은 대형유통매장과 하나로유통, 온라인 등을 통해 판매하는데 유통기간이 짧아 대형매장에서의 판매물량 늘리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풋귤 유통량을 늘리려면 안정적인 판로 개척이 숙제이긴 한데, 올해 롯데칠성측에서 수매를 안한다는 의향을 밝히면서 올해 출하계획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상태"라며 "출하 희망농가 신청을 받을 때부터 올해는 가공용 물량이 줄어 사업량이 감소했다는 내용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한편 도는 조만간 풋귤 출하농장이 선정되면 잔류농약 안전성 검사비와 포장상자 비용 등으로 1억88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